때론 상쾌한 - 노란쌤의 생각 나누기
“ 와, 여기로 전학 오길 정말 잘했네.”
한 달 전, 전학 온 우리 반 C의 말이다.
“ C야, 전 학교와 이곳이 달라? 뭐가 달라?”
“여기는 놀이 시간이 길어요.
거기는 짧게 여러 번 쉬는데, 여기는 한꺼번에 길게 쉬니까 좋아요.
여기는 우리가 좋아하는 재미있는 것을 많이 해요.”
우리는 C의 말을 들으면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있었다.
다가오는 화요일, 우리 학교 ‘혁신학교 평가'가 있는 날이다.
이 날은 수업 후,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한 자리에 모여
4년의 혁신교육활동을 돌아보는 토의·토론의 장이 열린다.
강당에서 열리는 '원탁 토론회' 개최 의미와 토론회 참가 희망자를 받기 위해,
나는 우리 반 친구들과 잠깐 혁신학교를 주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교육활동의 의미를 돌아보면서
큰 맥락 속에서 우리가 지금 무엇을 향해 걷고 있는지를 그려보고 싶어서였다.
“C의 말처럼 우리 학교만의 특징이 있지요.
우리 학교를 '혁신학교'라고 불리는데, 우리 학교만의 특징이 뭐라고 생각해요?"
“쉬는 시간이 한 번에 길어요.”
“ 학생 쉼터, 모드락처럼 학생을 위한 시설(쉴 수 있는 공간)이 많아요.”
“ 체험학습을 많이 가요.”
“ 수업이 교과서 대로가 아닌, 활동 위주로 해요.”
“ 학년마다 자전거 타기, 우쿨렐레 연주, 인라인 스케이트 타기, 계절 학교를 해요.”
“ 대의원회 회의가 있어요.”
“ 선생님들이 고생을 많이 하세요.”
“ 학생들을 위해 돈(예산)을 많이 써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또한 '내가 생각하는 혁신학교 모습은 뭘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그려가는 혁신학교는
학교 구성원들이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조금은 더 넓어진 시선으로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내면서,
일상을 주도적으로 기획, 결정하고, 그 결정한 것을 다시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성공경험을 해 갈 수 있는 장을
안전하게 펼쳐주는 곳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feat. 정석 작가님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