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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Jun 17. 2024

언젠가 졸업하는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때론 총총한 - 노란쌤의 리더십 (주인의식) 수업 

   “학교의 주인은 누구일까?”


“학생이요.”


  “자신이 학교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조금 전까지 "학생이요" 큰 소리로 답했던 이들이 손을 들지 않는다. 

      분명 그들은 학생의 신분으로 이 자리에 있는데도 말이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 또한 속이 텅 빈 지식인가? 


“어찌 된 일이지?”


"졸업하면 언젠가 이곳을 떠나잖아요. 

그러니 저희는 이 학교의 주인이 아니에요. ”


“그래? 선생님은 이 핸드폰 3년마다 바꾸는데... 

3년 후에는 나를 떠나는 이 핸드폰 주인은 과연 누구일까?”    

 

학생들의 눈이 동그래진다. 

 주인이란 누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핸드폰 주인이라 생각한 순간부터 주인이지 않을까?

 

부모님이 사주셨어도 사용자는 '나'다. 

     부모님이 내신 세금으로 운영되는 학교지만 이곳의 주인은 '나'다. 

             주인이라 선언한 순간부터 '내가 바로 주인'이다.   

   

 “제가 주인이라고 말할 자신이 없어요.”


“자신 없는 이유가 뭘까?”


“제가 학교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요.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없고요.”     


학생이 없으면 학교가 없고, 

교사가 없으면 학생의 배움은 없다. 


학생과 교사 모두가 학교의 주인이라는 말까지는 쉽게 동의한 

그들에게 자리한 이 주저함은 어디에서 탄생한 것일까? 

왜 그들은 자신이 학교의 주인임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 


 과연 그들이 어떤 액션을 취하고 어떤 결정권을 가질 때라야 스스로 주인이라 확신할 수 있을까?     


더 이상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는 거짓된 지식을 강요하지 말자. 

그들도 혼란스럽다. 


이제는 현실과 괴리된 텅 빈 지식이 아닌, 

        삶 속 경험으로 그 의미를 맛보고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도록 하자.      


  주인이란 중요한 존재라는 것은 그들도 쉽게 동의한다. 

  이제는 자신의 가치를 매 순간 기억할 수 있도록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더 자주 물어봐 주고 

   그들이 내린 결정이 현실이 되도록 적극 나서자. 


알아서 하는 것이 '자치'가 아니다.

내버려 두는 것이 '자치'가 아니다. 


'자치'는 교육이다.

  '자치'는 교육되어야 할 역량이다.

    '자치' 또한 교사가 주도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길러질 수 있는지 섬세하게 디자인해야 한다. 


 “오늘 회의한 내용을 교장 선생님께 잘 말씀드려서 허락하시면 하자.”라고 말하지 말자. 


 의사 결정 권한을 가진 이가 학생 회의에 함께 참여하여, 

문제 발견부터 해결방법을 찾는 전 과정을 함께 경험하면서 

   학생들이 결정한 내용이 실현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하자.   

    

학생회 임원들이 회의록을 들고 교장실로 갈 것이 아니라 

교장, 교감 선생님께서 학생 회의에 참여하는 것을 시도해 보자


'중요한 일에 핵심 구성원이 함께 참여한다'는 당연한 이치를 

바로 학생자치회에서도 적용해 보자.

 

우리는 회의 결과보다는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내러티브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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