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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Jul 07. 2024

그 한 마디도 다 듣고 있었다

때론 꿈틀꿈틀한 - 노란쌤의 호기심 발동 

“철수야, 위험해 보인다. 가위 넣자.”  


“철수 가위가 또 책상 위로 올라왔네. 넣자.” 


“철수야, 서랍 바구니에 넣지 말고, 사물함에 넣어두면 어때?” 


    “철수야, 선생님 말 들리니? 지금 바로 가위 정리하자.” 


같은 말을 몇 차례 반복하나 행동 변화가 없는 철수에게 분명 다른 자극이 필요해 보였다.


“친구들아, 똑같은 말을 계속 하니, 선생님이 지친다. 

철수는 선생님이 몇 번 말했는지 아는 사람?

선생님이 철수에게 가위 넣자는 말을 몇 번 말한 지 아는 사람?” 


철수가 또래 친구들의 말을 듣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도록 해야겠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과연 누가 내 말 하나하나를 센 친구가 있겠는가?


그런데 그럴 때 야무지게 답하는 친구가 있다.


“4번이요!”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날카롭게 포착해서 기억해서 말하는 친구들이다.


그럴 땐 난 철수에게 향했던 관심이 ‘4번’이라고 답하는 친구에게 전환되면서

순간 얼어버린다.

  ‘내가 뱉은 그 어떤 소소한 한 마디도 우리 반 친구들이 다 듣고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이 스타일 친구들은 예민해서 생활교육 하는데 자잘한 손길이 많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친구들이 쉽게 흘려보내는 행동에 강한 급브레이크를 걸 때가 많았다.


오늘부터 주기집중도전활동으로 매일 2시간씩, 일주일 동안 ‘난타’를 배운다. 


오늘이 바로 첫 시간이었다. 


오늘 난 이 스타일의 친구들이 갖는 흥미로운 공통점 하나를 더 발견했다. 


전체가 같은 흐름을 타면서 가락과 동작을 익히는데 이들은 전체 흐름을 따라가는 것을 어려워한다. 

많은 친구들은 옆 친구 따라서 눈치로 박자를 맞추며 금세 배우는데 

이들은 계속 자신의 박자를 유지했다.


이번 주에 이 친구들의 변화 과정을 자세히 관찰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분명 어느 시점에 하나의 큰 흐름 안으로 들어올 텐데 

과연 어느 순간, 어떻게 전체 흐름을 탈까?


궁금해하면서 말이다.



 feat.  정석 작가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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