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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Aug 03. 2024

교사의 마음챙김 역량

때론 상쾌한 - 노란쌤의 '교실 속 마음챙김카드' 워크숍 스토리 

누군가 '당신 삶에서 가장 굵직한 이벤트 3가지'를 묻는다면 나는 다음 3가지를 말할 것이다.      


첫 번째, 고등학교 2학년 지구과학시간 선생님의 은하계 관련 설명을 들으며 

설명할 수 없는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던 장면이다.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확신했던 신념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내가 티끌보다 작은 미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두 번째, 대학교 3학년 키에르케고르가 해석한 플라톤의 동굴론 관련 소논문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받고, 

어느 해 질 녘 교양학관에서 그와 관련된 ‘도덕 기말평가’ 논술 시험을 보면서 

펜으로 적은 시험지 글자가 번질 정도로 울면서 답안지를 작성했던 장면이다. 

그 시절, 난 플라톤의 동굴론을 이해해 가면서, 

내가 해석한 세상이 허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 번째, 임용고사를 앞두고 기숙사에서 자다가 꿈을 꿨다. 

찬란한 빛으로 나타나신 하나님을 나는 바로 알아보았고, 

난 그 분 앞에서 펑펑 울었다. 

복음을 세상에 널리 전하지 못한 미안함으로 말이다. 

눈물범벅이 된 상태로 잠에서 깨어난 나는 한동안 이 이벤트를 입 밖으로 표현하지 않고 

긴 시간 품고 있었고 '선생님이 되어서 그 분이 전하신 선을 세상에 널리 전하리라.’ 단단한 뜻을 세웠다.


그리고 나는 몸 한 곳만 눌러도 교육학 관련 지식이 터져 나올 정도로 

온 정성으로 시험 준비를 했고, 바라는 대로 선생님이 되었다.       


난 그 분께서 전하신 '선'을 '양심', '권리', '자치'라는 키워드로 

곳곳에 전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왔다.


그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이해는 조금씩 더 깊어졌고, 

자연스럽게 철학, 인권, 학생자치, 교사자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종점에서  '교사자치가 서기 위해 단단한 교사 철학과 함께 교사의 마음챙김역량이 가능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내가 눈을 감는 순간까지 나를 감싸며 끌어당길 관심 주제를 만난 것이다.      


그 결과 나는 5년 전부터 마음챙김 활동에 관심을 갖고 이와 관련된 연수를 찾아다니면서 

내 빛깔, 내 속도로 마음 관련 공부를 했다. 

그 과정에서 나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선생님 다섯 분을 진하게 뵐 수 있었다. 


지난 1년 간 매주 일요일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씩 온라인에서 만나 꾸준히 연구를 해 온 

우리가 드디어 ‘교실 속 마음챙김카드’를 개발했고, 

2024년 8월 1일, 목요일, 서울 르브런쉭 브런치 카페에서 드디어 처음 만났다.


그동안 온라인에서 여러 차례 만나와서인지 무척 친숙하고 편했고 

우리는 오늘의 이 이벤트를 온몸으로 즐길 준비를 오래전부터 해 온 서로를 쉽게 알아봤다. 


우리는 맛있게 아점을 먹은 후, 오후에 전국에서 오신 선생님을 모시고, 

서울 휘문중학교에서 마음챙김 워크숍을 진행했다. 


든든하게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행동파 서울 윤정쌤, 부드러운 청주 계순쌤, 상큼 파주 지숙쌤, 듬직 강릉 지성쌤, 순수 서울 효경 대표님과 함께 우리는 각자의 개성을 살려

  마음챙김 활동에 진심인 초, 중, 특수 선생님, 상담사, 교육자님을 모시고 

서로의 성장을 이끄는 나눔의 시간을 가졌다.      


역시나 워크숍을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또 한 단계 점핑했고, 

이제는 그 누군가에게 나를 풍요롭게 만들어준 교실 속 마음챙김교육 활동을 전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철학이 단단하게 쌓아가고 있는 나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가만히, 깊게 들여다보고 싶은 것들이 내 주위에 많다. 

이렇게 들여다보고 싶은 그 무엇이 있다는 것에 한없이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마음이 나를 풍요롭게 생기 있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아름다운 마음챙김카드를 제작해 주신 마음숲 효경 대표님의 카톡이 왔다.      


“노란쌤의 한 단어 한 문장 힘이 실린 순간을 잘 기억하고 싶고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머로 좌중을 흔드는 힘을 직관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      


밤 10시가 되어서야 귀가한 내게 산소 같은 메시지였다. 


 ‘경희야, 네게 끌리는 마음 챙김을 전하다 보면, 자칫 힘이 들어가서 무거워질 수 있어. 

무거워진다는 것은 네가 지금 잘못 가고 있다는 거야.’  


늘 이 메시지로 나를 돌보며 자칫 잃어버릴 수 있는 

내 안의  위트와 유머를 터치해 준 비타민과 같은 피드백이었다.  


좋은 분들과 긴 시간 함께 하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자기 방식대로 잘 살아가는 벗들의 에너지가 전해져 오니, 뭉클뭉클했다.     


하루 동안 긴 여행을 다녀왔다. 


오늘도 나는 나만의 마음챙김 빛깔을 창조하면서 나를 시원하게 해 줄 "경희표 마음챙김"으로 오후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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