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학생이었던 때가 있다, 사회로 나아가기 전, 청소년 시기의 경험은 삶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아정체성이 형성되고 꿈을 향해 내딛는 첫걸음은 모두 이 시기에 일어난다. 우리 모두는 그 시기에 저마다의 환경 속에서 저마다의 고민과 경험, 그리고 아픔과 고민을 품고 살아간다.
학생들이 겪는 스트레스의 주원인은 학업과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비롯된다.
마음껏 꿈을 꿀 나이라 말하면서 과연 정말 마음껏 꿈 꿀 수 있는 사회인지 의문이 든다. 때론 우리 사회가 꿈을 꾸는 것을 반갑게 여기지 않는 듯한 느낌도 받는다.
사회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들은 때론 생각만으로도 감당하기 벅차게 다가온다. 나를 가슴뛰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잘 모른 채 진로를 정하라는 목소리는 끊임없이 들려오며 우리를 재촉한다. 결국 충분한 고민도 하지 못한 채 스스로의 꿈이나 의지가 아닌 부모나 타인의 시선, 그리고 성적에 맞춰 첫걸음을 떼게 된다. 그리고 한번 택한 그 길은 마치 평생의 이정표인 양 다시 다른 길을 택하거나, 돌아가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하며, 늘 같은 공간에 얽매여 정해진 질문에 정해진 대답을 반복하는 삶 속에서 자신을 찾아간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주변만 둘러봐도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사회가 만들어 둔 틀 속을 벗어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 사회 속에서, 교육은 여전히 바뀐 것 하나 없이 그대로이고 그렇기에 사회는 우울에 취약한 환경이 되어버린다.
하루에 몇 시간 이상 자는 것은 사치라고, 잠은 죽어서 자는 것이라고, 휴식을 취하는 것은 뒤쳐지는 일이라고, 더 독해져야 한다고. 스스로를 혹사시키면서 사는 삶이 옳은 삶인 것 마냥 떠들어댄다. 고3 시기만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것처럼 말하기도 한다.
하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즉각적인 결과, 그리고 지금 당장 중요해 보이는 삶의 목표는 결국 그저 인생의 한 페이지일 뿐이다.
사람마다 절정의 순간은 각기 다르다. 위기의 순간이 길면 길 수록 절정의 순간은 더욱더 찬란하게 빛난다.
누구나 살다 보면 지치는 순간들이 있다. 누군가는 상대적으로 쉽게 그 시간을 이겨내는 한편, 누군가는 한없이 우울에 빠져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일수록 인생을 열심히 살아왔기에, 혹은 그 누구보다 좋은 삶을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기에 생긴 일이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절대 나약해서 그런 것이 아닌, 강하기에 그런 시간들도 찾아온 것이라고. 번아웃에 빠졌을 때 주변에서 흔히들 하는 말이 있다. 쉬었다 가라고. 쉬어도 괜찮다고. 하지만 삶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열정으로 불타올랐던 마음이 순식간에 꺼져버리는 경험을 했다면, 쉬고 싶은 마음도 사라지곤 한다. 나 또한 그것을 경험해 보았고 너무 잘 알기에, 단어 하나하나가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말이지 않을까 싶다. 쉬는 것조차 지친 당신들에게.
"쉼표 말고 마침표를 찍어도 괜찮아"
쉼'이라는 것은 결국 일시적인 것이다. 우리는 쉬는 행위를 시작함과 동시에 그 기간을 정하곤 한다. "적어도 그때부터는 다시 시작해야지.", "그때쯤이면 다 괜찮아져 있겠지.". 그리고 그 기간이 길어지면 이런 생각을 한다. "나 너무 오래 쉬는 거 아닌가?". 그만 쉬고 다시 시작하라는 주변의 목소리 또한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회복할 힘이 남아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정해진 기간이 효율성을 가져다주겠지만 이미 모든 것에 지쳐버린 사람들에게는 그 '쉼'이라는 한정적인 기간은 독이 되기도 한다. 쉬는 동안에도 빨리 회복해야지 라는 강박 때문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경우도 태반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내가 건네고 싶은 말은, 지금의 그 힘듦을 질질 끌며 해결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해결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그냥 그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계속해서 쉼표를 찍는 이유는 그 문장을 더 이어나가 완성시키고 싶기 때문이다. 그 속에 담겨있는 것은 아직 그 문장을 끝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그런데 때로는 과감하게 마침표를 찍는 것 또 필요하다. 일단 마침표를 찍고, 그다음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다. 물론 마침표를 찍고 나서도 그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런 마음이 들면 그렇게 하면 된다. 그럼 쉼표와 마침표가 무엇이 다르냐고 물을 수 있다, 그 차이는 필수가 아니게 된다는 점에 있다. 문장의 끝을 계속 쉼표로 이어나가면, 그 문장은 영원히 끝이 나지 않는다. 어떻게든 완성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감하게 마침표를 찍으면, 그 이야기를 이어나갈 수도,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할 수도 있다. 책을 읽을 때도 쉼표로 이야기를 끌다 보면 길게 늘어져 지루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니 그럴 땐 그냥 그 문장이 미완성상태이더라도 마침표를 찍고 그 다음장으로 넘어가는 거다. 그 미완성인 문장도 삶의 일부이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완성이다. 또한 지금 보기엔 미완성일지라도 미래의 내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더 멋지게 완성시켜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