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없는 삶

by hyncollection



하나의 사건이 끝나고 내게 주어지는 결과. 우리는 그 결과를 보고 낙심하고 남들과 비교하며 우울감에 빠진다.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동안의 내가 들인 노력들이 있었기에, 때론 쉽지 않은 결단으로 우리를 더 힘들게 하는 듯 하다. 나 또한 그랬다. 내게 당장 중요해보이는 모든 것들에 얽매여 세상이 알아주는 결과에 좌지우지 하는 일상을 보냈다. 아직 알지 못하는 세상이 두려웠고 도태되지는 않을까 조바심만 내는 삶을 살았다.


힘든 한 해를 보내고, 19살의 나이를 맞이했다.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과 책임감이라는 무거운 짐을 동시에 진 채 또다시 1년간의 수험생활을 보냈다.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수능은 어느덧 하루전,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험표를 받고 복잡한 마음으로 동네를 걸었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던 중, 머릿속에 문득 이런 생각이 나를 찾아왔다.

당장의 결과는 내 인생의 결과가 아니라고. 여전히 나에겐 이 또한 하나의 과정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과 기회가 남아있다고.



3주가 지나고 수능 성적표를 받아든 나는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은 점수를 보게 되었다. 아쉬움도 후회도 없었다. 그 어떠한 핑계도 이유도 대지 않았다. 수능 하루전, 그렇게 덤덤히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수없이 한 나와의 약속 때문이였다. 이번만큼은 그 어떠한 이유도 대고 싶지 않았다. 시험날 뭐가 어땠고 어쨌고 이러한 말을 일절하지 않았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었던 나의 마음이 담긴 선택이였다. 정말 무슨일이 있었더라도 이번에도 이래서 그랬다 라는 말을 하거나 그동안 힘들어서 아직 극복하지 못해서 라는 말을 한다면 난 계속해서 그 과거 속에서 살게 될 것 같았다. 내가 겪은 모든 과정은 내 안에 품고 순간의 결과는 머리로 받아들였다.

결과를 감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결과는 순간이지만 과정은 내 안에 스며들어 영원할 것이기에.


나는 앞으로 직면하게될 모든 상황과 환경 속에서 결코 결과를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나는 더이상 왜 세상은 결과만을 바라보느냐고 불평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내 삶엔 오직 과정만이 존재할테니.

세상의 입맛대로 기준내리는 그 결과라는 순간의 것을 나는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한 과정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길고 긴 그 문장들에 끝이 나고,

나의 마침표가 찍히는 순간이었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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