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게으름뱅이 브런치 작가
분명 목표한 것을 이루어냈지만 왠지 모르게 애매한 이 기분. (가수 인생은 곡명 따라가고 배우 인생은 역할 따라 간다더니 김애매 인생도 결국 필명 따라가는 걸까요?) 사실 저는 그 이유를 아주 제대로 알고 있습니다. 모르는 것이 아니라 모르고 싶을 뿐이죠. 브런치에서 이렇게 매번 저에게 알람을 보내주는데 어찌 모를 수가 있겠습니까.
네, 맞아요. 저는 분명 브런치 작가가 되었지만 플랫폼에서 매번 "선생님, 글 안쓰십니까?"라는 말을 건네며 찾아다녀야 하는 게으름뱅이 작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러 접속할 때마다 이렇게 상냥하고 착한 말투로 제게 글을 쓰라고 말하는 알람을 보면서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행위로 이어가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유독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편이기에 이런 '게으름'을 스스로 인정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독자들이 어떤 글을 선호할지에 대해 고민하느라 진짜 저만의 글을 발행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기도 했습니다. 여기는 '구독 & 좋아요 & 댓글'을 많이 받을수록 돈이 되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같은 곳이 아닌데 말이죠. 분명 화제성을 기대하기보다는 저의 생각과 마음을 공유하고 표현하는 장으로 사용하겠다고 다짐했건만, 깊숙이 내재되어 있던 관종 본능을 이기지 못했나 봅니다.
위 알람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구독자들은 꾸준히 글을 쓰는 작가님에게 더 깊은 친밀감을 느낀다'고 하는데, 아직 8명 수준이지만 저의 글을 읽고 싶다고 구독해주신 구독자 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 이런 게으름뱅이 작가를 구독해주시다니, 너무 죄송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