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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I.P.O vol 1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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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훈 Aug 22. 2023

1. 고요한 아침

I.P.O웹소설

오전 7시 30분 대한증권 잠실지점의 아침은 벌써부터 출근한 직원들로 분주하다

후선분야 여직원들은 아직 출근 전이지만 직접 고객을 상대하는 영업직원들은 벌써 출근해 새벽에 끝난 미국시장을 점검하고 본사 애널팀에서 올린 데일리 브리핑을 뽑으며 아침 회의를 준비하기 바쁜 모습이다

대한증권 잠실지점 조용한 지점장은 증권사 경력 25년의 베테랑 증권맨으로 잠실지점장이 첫번째 지점장으로 나름 책임감을 가지고 지점을 운영하려 노력하고 있다

조용한 지점잠이 지점장실에 있는 TV로 아침 뉴스를 굳은 표정으로 보고 있는데 전날 고객에게 사준 종목에 악재가 나온 표정이다

장재원 부지점장은 다른 지점에서 지점장을 하던 인물로 밑에 직원의 사고로 영업부장 겸 부지점장으로 강등되어 되어 잠실지점으로 좌천되어 온 인물인데 지점장과는 선후배 사이라 존대하며 껄끄럽게 지내고 있고 아직 아들이 대학생이라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라도 증권사에 붙어 있어야 할 처지다

박현주 차장은 금융계 든든한 빽을 가진 인물로 집안이 좋아 증권사를 재미삼아 다닌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량기질이 있는 인물로 미스터리한 측면이 있는 사람이다

정현수 차장은 서무를 맡으며 잠실지점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실세이지만 조용한 지점장의 오른팔을 자임하는 아부에 탁월한 비굴한 성격의 소유자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겠다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생활형 증권맨이다

백종한 과장은 명문대를 나와서 지점에서만 근무한 소심한 성격의 덩치만 큰 인물로 시기심이 많은 편협한 인물이다

김태산은 증권사 경력 5년차의 신임대리로 한참 증권사 경력의 물이 오를 때인데 본사 기업금융본부 근무를 하고 어떤 이유에서 지점으로 다시 쫒겨나 자신이 왜 지점으로 쫒겨났는지 이유를 몰래 찾고 있다

한용수 대리는 김태산 대리의 동기로 묵묵히 그의 곁에서 힘이 되어주는 친구로 장이 끝나면 둘이 주식시장이 좋거나 나쁘거나 한강을 찾아 소주 한잔하며 고단한 하루를 마감하는 사이다

아침 회의를 위해 증권영업을 담당하는 영업직원들이 분주히 자료를 뽑고 회의 준비를 하는 동안 후선부서인 여직원들은 하나 둘 출근하고 있다

후선부서는 증권계좌를 새로 만들거나 공모주 투자의 청약을 받는 등의 업무를 하는 팀으로 주로 여성들로 구성되어 있고 증권사 경력 10년차의 베테랑 엄혜란 팀장이 맡아서 운영하고 있는데 5명의 여직원이 나름 위계가 있게 잘 운영되고 있는 분위기다

오늘은 '선양'이라는 태양광발전 업체가 공모주 청약을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오전 8시 영업직원들이 하나 둘 지점장실 옆에 있는 회의실로 모여들고 있는데 증권사 지점은 매일 아침 8시부터 30분간 그날의 시황과 본사의 데일리시황을 공유하고 지점장이 본사 지침이나 시장 정보를 공유해 주는 시간을 가진다

정현수 차장이 회의실에 모든 영업직원이 모이자 지점장실로 조용한 지점장을 모시러 간다

"안녕하십니까 지점장님 모두 회의실에 모였습니다"라고 정현수 차장이 밝게 웃으며 아침인사와 함께 회의 준비가 되었다고 말한다

조용한 지점장이 TV를 끄고 다이어리를 가지고 회의실로 정현수 차장의 안내를 받으며 입장한다

조용한 지점장이 자리에 앉고 정현수 차장의 사회로 회의가 시작된다

정현수 차장이 전날 지점영업 결과를 정리해 발표하고 김태산 대리가 본사 애널팀의 데일리 시황을 요약해 발표한다

그리고 조용한 지점장이 본사 지시사항을 전달한다

"본사에서 지난 달 우리 회사가 상장시킨 중국회사 "중화태양광"의 주가 부양을 위해 적극적으로 매수해 달라는 지침이 내려왔다. 본사 IPO팀이 공을 들여 상장시킨 중국기업으로 지속적으로 정보를 알려주기로 했는데 이번에 중화태양광이 대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중국 고비사막에 짓는데 여기에 들어간 돈이 우리나라에서 공모자금으로 받아간 3000억원이 사용된다"는 정보도 함께 전달해 주었다

과장급 이상 경험이 좀 있는 간부들은 지점장의 말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모습으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는데 결국 증권시장에 정보는 모두가 다 아는 정보라면 별 가치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용한 지점장이 본사에서 얻은 정보라고 하면 본사가 IPO 때문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그나마 비싼 가격에 팔아먹으려는 의도라고 직원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증권시장에서 월급을 주는 것은 본사가 맞지만 매달 영업약정을 찍어주는 것은 지점의 고객들로 지점고객들이 돈을 벌어야 계속 약정을 찍어줄 수 있기 때문에 본사영업에 자신의 고객들을 희생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조용한 지점장은 내일 아침 회의시간에는 강남지역 본부장님도 참관하러 오신다고 오늘 "중화태양광"주식을 좀 사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데 내일 아침 회의시간에 본부장이 와서 무슨 말을 할지 잘 알기 때문이다

지점장으로써 인사권을 갖고 있는 본부장이 신경쓰일 수 밖에 없어 직원들에게 아침회의 시간에 "중화태양광"의 매수를 신신당부한 것이다

각자 전날 취득한 정보 사항들을 돌아가며 한마디씩 발표하고 아침 회의 시간이 끝났다

오전 8시 30분, 영업사원들이 각자의 방으로 돌아가 고객들에게 아침 시황을 전달하고 그날의 매매계획을 설명하는 전화를 돌리느라 분주하다

이제 오늘의 전투가 시작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전광판의 시계가 8시 59분을 가르키며 전광판에 상장사들의 주가가 화려하게 수를 놓기 시작한다

증권사 지점의 아침시간은 분주하면서도 계획된 스케줄데로 움직이는 톱니바퀴 같은 일정이 정해져 있는데 이모든 과정을 지나고 나면 오전 9시 개장과 함께 증권사 영업사원과 고객들이 만들어내는 주가로 하루를 아주 소란스럽게 보내게 된다.

상대적으로 개장 전의 증권사 지점의 아침은 조용한 편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맞아 보일 정도다

김태산 대리는 단말기의 주가창보다 전광판의 주가판에 불이 켜지는 것을 좋아하는데 뭔가 아침 업무가 시작되었다는 신호등이 켜진 것 같기 때문이다

증권영업을 2년여 하고 있지만 매일 아침에 반복되는 일중에 주식전광판에 불이 켜질 때가 가장 설레고 흥분될 때이다

전광판의 호가판에 시초가가 새겨지며 그 날의 전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 김태산대리는 다시 IPO팀으로 복귀하고  싶은 맘인데 인수업무가 더 메리트가 있는 증권사의 꽃보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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