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온기님,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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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에 도착한 고민들 중, 공개를 동의해 주신 고민과 답장을 엮어 온기레터를 전해드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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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고민편지
바쁘게 살다 보니 점차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단절하게 됩니다.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하는 게 피곤하게 느껴져요. 감정도 점점 메말라 가고 삶이 딱딱하게 느껴지네요.
주변 사람들을 떠나보내면서 미안하기도 하고 후회도 됩니다. 참 어른이라는 게 다정하기 힘든 세상인 것 같습니다.
다시 다정한 사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오늘의 답장편지
온기님께
안녕하세요 온기님, 습하고 더운 한때이지만 늘 몸 건강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안부 전해봅니다.
온기님께서 보내주신 편지를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여섯 문장을 읽다 보니 복잡한 감정이 교차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참 어른이라는 게 다정하기 힘든 세상인 거 같습니다.”라는 온기님의 문장이 제게 가을바람처럼 시리게 불어오는 듯한 감정이 들어서일까요? 무수한 생각과 감정의 힘을 빌려 펜을 들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직 어른이라고 하기엔 한참 모자란, ‘갓 태어난’ 어른의 느낌이 강한 20대 초반의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싶어 고등학생 때의 추억이 대부분 입시로만 가득했던 저는, 졸업하고 연락하거나 만나는 친구가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입니다 :( 바쁘게 살다 보니 주변을 챙기지 못하고 단절된 삶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더욱 내향적인 성격에 혼자 있는 시간이 좋아 늘 집에서 생활하지만, 가끔 ‘나 뭐 하고 있지? 오랜만에 나가서 놀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휴대폰을 들면 모두가 바쁜 삶을 살고 있어 선뜻 연락하기 어려워 그냥 집에 있게 되더라고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줄 여유도, 일에 힘이 부쳐 지칠 때도, 결국 그 끝은 주변을 단절하게 만든다는 현실을 깨달았을 때의 상실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온기님께서 감정이 메말라 간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 역시 로봇처럼 누군가와 만나고 사무적으로 대화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런 제 자신에게 회의감이 느껴졌습니다. 저 또한 다정한 사람이 되길 소망하지만요 :) 다수에게는 아닐지언정 주변 사람들, 나의 지인에게만큼은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지, 늘 다짐하고 있습니다. 바쁘게 살고 여유를 잃으면 다시 동굴 속으로 들어가기 마련이지만 그 속에서 저를 꺼내주는 건 또 다른 손, 결국 사람이었으니까요.
쳇바퀴 같은 현대의 삶, 주변을 돌아볼 틈조차 허용되지 않는 어른의 세상에서 ‘다정하다’라는 건 과연 어떤 것일지 온기님의 편지를 읽고 더욱 깊은 생각에 잠겼습니다. 다시 다정한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씀해 주시는 온기님은 어쩌면 저보다 훨씬 다정한 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온기님의 문장들을 보고 다정함과 어른이 되어가는 차디찬, 그러나 그 속에 숨어있는 따스함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끝으로, 최근 저는 길을 가다 맛있는 빵집이 있으면 까눌레가 먹고 싶었다는 동기에게 사다 주거나, 필요한 것이 있으면 뭐든 챙겨주고 싶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차근차근 다정함의 온기를 나누고 싶은 저의 걸음마일까요? 그런데 동기에게 고맙다는 말보다 “갑자기요? 얼마 주면 돼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정함을 돈으로 측정하게 되는 우리의 삶 속에서 대가 없이 나의 감정을 쏟자니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일상 속에서 정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는 다정함이 있다면, 온기님께서 다시 돌아가고픈 다정한 어른에 한 걸음 내디딜 수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따뜻한 어른이 되기 위해 온기를 나누고자 조금씩 움직이는 것처럼 온기님이 따스한 다정함을 건네준다면 차디찬 세상이 녹을 것 같습니다. 어른을 비유하는 얼음이 녹아 물이 되어 어디로든 흐를 수 있는 것처럼, 온기님의 다정함도 물을 따라 원하는 곳으로 도달하길 응원하겠습니다 :-D
온기우체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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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었어요. 혼자인 것만 같은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누군가 건네는 따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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