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온기님,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
온기레터는 익명의 고민편지와 손편지 답장을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는 손편지 뉴스레터예요.
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에 도착한 고민들 중, 공개를 동의해 주신 고민과 답장을 엮어 온기레터를 전해드리고 있어요.
힘들고 지친 하루 끝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슬며시 온기레터를 열어주세요 ✉
오늘의 고민편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있는데 그 끝이 정해져 있어서 마음이 아플 때가 있어요.
행복한 순간에도 문득문득 그 끝이 생각나서 슬퍼지고, 지금의 행복을 온전히 즐기기가 어려워요.
시간이 흘러가는 게 싫어요. 어떻게 그 끝을 받아들이고, 이 행복을 온전히 즐길 수 있을까요?
오늘의 답장편지
소중하신 온기님께
안녕하세요 온기님,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있는데, 그 끝이 정해져 있어서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신 편지 잘 받았어요. 시간이 흘러가는 게 싫다는 이야기를 함께 적어주셨는데,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너무 마음이 통해서 온기님께 답장을 쓰게 되었어요.
사실 저도 온기님처럼 시간이 흘러가는 게 싫고, 언젠가 다가올 끝을 생각하면서 슬퍼할 때가 많아요. 시간은 쉬지 않고 가고, 그러면서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너무 많이 가져가더라고요. 내 주변에 있는 사람도, 내가 가진 것들도 말이에요. 한동안은 그게 죽도록 싫었고, 그렇게 싫어하는 중에도 시간이 간다는 건 더 싫었어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고등학교 때 아주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을 맞이한 후였던 것 같아요. 그 사람과 함께 보냈던 때로 돌아가고 싶고, 그 시간에 머물고 싶기도 했어요. 이별 후의 상황이 너무나도 힘들었는데, 신기한 건 그 힘듦도 시간이 흘러가면서 나아지더라고요. 시간은 양날의 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온기님께서 말씀하셨듯 자꾸만 끝을 가져오고 한편으로는 우리를 불안하게 하지만, 그 불안도 어려움도 나아가게 하는 것 또한 시간이니 말이에요.
‘끝’이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행복을 온전히 즐길 수 있을지 물어보셨는데, 끝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다면 차라리 좋을지 모르겠지만, 이미 “끝”을 인지해 버린 이상 그걸 잊을 수가 없더라고요. 온기님도 그러리라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는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지금’을 더 잘 보내보려고 노력해요. 그 사람을 위해 한 번이라도 더 좋은 말을 하고, 그 사람의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 한 가지를 부정하기보다 이해하고 그저 그 사람 자체로 봐주는 것처럼요. 이렇게 하다 보니 모든 순간순간이 애틋해지더라고요.
온기님께서는 편지에 ‘어떻게 끝을 받아들일 수 있냐’는 질문을 하셨지만 저는 온기님은 이미 그것을 받아들이고 계시다고 생각해요. 끝에 대해 생각하고 계시니 말이에요. 그래서 끝을 인정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설사 받아들이지 못한 채 살고 계시다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요. ‘끝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보다, 지금 온기님이 행복을 느끼시는 게 중요할 테니까요.
좋아하고 계신 그분과의 끝이 두려운 이유는, 지금의 온기님께 그분이 너무나도 소중하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해요. 함께 나누고 있을 그 마음이 오래오래 갈 수 있도록 먼 곳에서 저도 응원할게요. 행복한 순간 문득 떠오르는 끝 때문에 슬퍼지는 마음까지도 이길 수 있는, 더 큰 행복이 생길 수 있도록 말이에요.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고 하더라고요. 끝을 받아들이고 인정한다는 게 어렵고 힘들겠지만, 그 끝을 통해서 새로운 것 또한 맞이할 수 있다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온기님이 슬퍼하고 두려워하는 끝이 마냥 슬픔이 되지 않기를, 온기님을 좋아하는 많은 이들이 바라고 있을 거예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당장은 슬프고 두려운 끝이, 언젠가는 당당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것 혹은 온기님을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되도록 멀리서나마 응원할게요.
마지막으로 노래 하나를 추천해 드릴까 해요. 하현상의 <하루가>라는 노래인데, 거기에 이런 가사가 있어요. “원하지 않는 아침을 기다리다가 어느새 그 노랫소리에 살게.” 지금 온기님께 매일 찾아오는 아침과 시간들이 기다려지지 않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럼에도 결국에 다가오는 것이 시간일 것이고요. 우리는 그 시간을, 그 시간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요. 그렇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온기님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들이 아주 많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보아요. 그럼 온기님의 오늘의 행복을 응원하면서 편지를 마무리할게요.
온기님의 행복을 비는 온기우체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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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되었어요. 혼자인 것만 같은 순간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누군가 건네는 따뜻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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