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님은 지금 몇 시를 지나고 계신가요?

by 온기우편함
안녕하세요 온기님, 오늘도 고운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
온기레터는 익명의 고민편지와 손편지 답장을 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는 손편지 뉴스레터예요.

익명의 고민에 손편지 답장을 전하는 온기우편함에 도착한 고민들 중, 공개를 동의해 주신 고민과 답장을 엮어 온기레터를 전해드리고 있어요.

힘들고 지친 하루 끝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면 슬며시 온기레터를 열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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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고민편지

|제 선택에, 마주친 적 없는 사람에게 따스한 응원을 받아보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올해 20살이 된 온기입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공부에, 성적에 매달렸습니다. 그런데 노력과 결과는 비례하지 않더라고요. 여러 좋은 대학들, 써보려고 했지만 제 성적이 뒷받침하지 못하니 노력이 부정당한 기분이었어요.


수시 원서 접수 마지막 날, 저는 재수를 결심하고 원서를 쓰지 않았습니다. 도전도 안 하고 포기했다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후회는 없었어요. 정말 펑펑 울면서 결정했고, 충분히 고민했으니까요.


재수를 결심한 지 오래됐고 그 마음엔 변화가 없지만 가끔, 정말 가끔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가족들은 감사하게도 저를 응원해 주지만, 그 외는 아니거든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면식도 없는, 마주친 적 없는 사람에게 따스한 응원을 받아보고 싶어서 편지를 보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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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답장편지

|우리는 꿈을 꾸고, 해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힘이 있어요.



소중한 온기님께


온기님 안녕하세요, 온기우체부입니다. 온기님의 소중한 편지를 읽으며 사실 조금 울컥했어요. 온기님의 간절함, 열정, 각오가 가득 넘치도록 느껴졌거든요. 저까지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힘을 받은 것 같아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그동안 홀로 마음고생 많으셨을 온기님께 작은 안부를 여쭤보아요. 3년 내내 공부에 매달려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내셨는데 그 노력이 부정당하는 기분을 느끼셨을 때… 얼마나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으셨을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네요. 그런데 재수를 결심하고 원서를 쓰지 않으셨다는 말씀에 정말 놀랐습니다. 그리고 정말 대단하시다고 느꼈어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온기님의 용기와 도전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저는 온기님의 선택이 ‘도전 없는 포기’가 아니라 ‘새로운 도전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사실 온기님과 비슷한 시간을 보낸 적이 있거든요. 저는 지원했던 6개의 대학 중 만족스럽지 않은 대학 딱 한 곳에 붙었지만, 재수를 할 용기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대로 입학했고, 힘든 20살을 보냈습니다. 건강은 건강대로 나빠지고, 학교에 적응도 제대로 못 하고,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게 계속 후회됐죠.


결국 21살이 되고 입시에 남은 미련을 없애고자 재수를 선택했습니다. 1년 내내 아픈 몸도 치료받고, 수능 준비에 제 모든 걸 쏟아부었어요. 제가 선택한 길이었으니 후회도 없었고, 오히려 원치 않은 길을 걸으며 다친 마음을 치유받는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목표한 만큼의 성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훨씬 높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저는 원서를 쓰지 않았고, 원래 대학에 복학했어요. 목표한 그곳이 아니라면 어디도 가고 싶지 않았거든요. 역시 후회는 없고, 지금은 정말 행복하게 학교에 다니고 있어요. 졸업하기가 싫다고 느껴질 만큼 말이에요. ☺


온기님, 저도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지 않아요. 그저 노력하는 저를 믿을 뿐이죠. 늘 온 마음을 쏟은 내가 한 선택이라면 그게 뭐든 수없이 고민해 내린 최선의 선택이고, 결정이었을 테니 후회하지 않고, 뒤돌아보지 않고 나아갈 수 있을 거고요. 온기님께서도 그런 강한 마음을 갖고 계신 것 같아 안심이 되고 기쁩니다. 무엇보다 ‘가족들의 응원’, ‘스스로의 응원’이라는 큰 힘을 가진 온기님이라면 그 어떤 힘든 순간이 찾아와도 잘 흘려보내실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사실 저는 아직까지도 제 스무 살을 떠올리는 것을 힘들어하고 있어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과 고통도 컸으니까요. 하지만 어떤 사람이 제게 이렇게 말해줬어요. “꽃다운 스무 살, 어감이 좋은 스무 살. 즐겁게 보내지 못한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스무 살을 앞으로 다가올 더 꽃다운 너의 모습을 향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질 거야.’ 라고요.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비로소 아름다워진다는 뜻에서 스무 살이 아름다운 거라고 말이에요.


온기님께서 후에 올해를 떠올리셨을 때는 그 어떤 작은 아픔도 남아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행복, 뿌듯함, 성공, 만족 … 이런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운 단어들로 표현될 수 있는 스무 살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랄게요.


그리고 얼마 전 교양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어 말씀드리고 싶어요. 인간의 수명을 80세라고 가정하고, 그 인생을 하루 24시간에 대입해 본다면 20세는 지금 몇 시를 지나고 있을까요?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오전 6시예요. 아주 이르죠? ☺ 우린 무수히 많은 꿈을 꾸고, 해낼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힘이 있어요. 절대 늦은 게 아니에요. 우리는 모두 각자의 시간을 살고, 그 시간을 어떻게 쓸지 결정할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니까요. 그러니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하고 싶은 것들 다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요즘 큰 위로와 힘을 받고 있는 노래인 BTOB의 '여행' 가사를 함께 전해 보아요. 온기님 우리 언제든 어디로든 우리의 마음이 가는 곳으로 같이 행복한 여행 해요. ☺


“꿈이 가득 찼던 어릴 적 세상 더는 없어도 이젠 인내와 용기를 담아 더 튼튼해진 캐리어.”


온기님의 행복을 간절히 바라는

온기우체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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