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과 빛 사이 두 팔로 껴안은 사랑

2부-벽을 마주하다.

by 만두콩

10장. 눈 대신 손바닥

바람이 매서운 겨울 오후, 나는 아이와 거실 바닥에 앉아 있었다. 따뜻한 햇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고, 아이는 고래상어 인형을 허벅지 위에 올려놓은 채 그 등부분의 점들을 손끝으로 계속 쓰다듬었다. 나는 조용히 무릎을 펴고 아이의 손을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처음에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아이는 익숙한 패턴을 멈추지 않았고, 내 손은 그저 차갑게 식어갈 뿐이었다. 하지만 몇 분이 지나자, 아이의 손가락이 내 손가락 사이로 스며들듯 움직였고, 내 손바닥에 살짝 힘을 주었다. 그 접촉은 단순한 촉감 이상의 것이었다. 나는 아이의 체온과 숨결, 미세한 떨림을 손끝으로 느꼈다.


그 순간 나는 또 한 번 깨달았다. 눈으로 보지 못한다고 해서 모든 감각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손바닥은 내 다른 눈이 될 수 있었다.

나는 눈을 감고 아이의 손을 더듬으며 그날의 모든 장면을 가만히 새겼다.

나는 아이의 손의 온기와 주름무늬를 기억하려 애썼고, 그의 손가락이 어떤 압력에 안정감을 얻는지도 살폈다.


우리는 그날부터 ‘손바닥 의식’을 만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서로 손을 맞대고, 외출 전에는 손바닥을 몇 초간 마주쳤다.

이 짧은 의식은 치료사의 기법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아이에게는 예측 가능한 루틴이 되었고, 나에게는 아이와 연결되는 가장 자연스러운 통로가 되었다.


치료사도 우리 방식을 흘려듣지 않았다. 감각통합치료에서는 가정에서 손을 이용한 접촉을 더 많이 권장했고, 우리는 집에서도 손 중심의 놀이를 늘렸다.

봉제 인형의 촉감, 모래놀이, 부드러운 천을 서로 번갈아 대어 아이의 안정 반응을 관찰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내 눈은 한쪽이지만, 내 손은 아이를 알아보는 데 눈보다 더 정확합니다.” 그 말이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손바닥 하나로 전해지는 온기와 접촉은, 말이나 시선보다 더 깊이 아이의 마음에 닿기도 했다.


그리고 어느 날, 아이가 내 손을 꽉 잡는 동안 입술 한가운데에 작은 웃음이 맺혔다. 그의 눈은 여전히 멀리 있었지만, 그 미소는 나를 향한 것이었다.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했지만, 손바닥 아래로 뜨거운 것이 스며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