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과 빛 사이 두 팔로 껴안은 사랑

2부-벽을 마주하다.

by 만두콩

13장. 작지만 확실한 기적


봄이 오려던 어느 날이었다.

창문 너머로 보이던 나무의 가지에 새싹이 돋아나고, 집 안에는 지난밤의 비 냄새가 은은하게 남아 있었다.

아이는 고래상어 인형을 무릎에 올려놓고 바닥에 앉아 있었다.

나는 설거지를 마치고 아이를 바라보다가, 소파 곁의 작은 방석에 조용히 앉았다.


평소처럼 나는 손바닥 의식을 제안했다.

“우리 손잡자.” 평범한 말이었지만, 아이는 놀랍도록 준비된 듯 내 손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이의 손이 내 손 위에 닿는 순간, 나는 숨을 멈췄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손을 뺄 생각도, 인위적인 행동도 하지 않았다.

우리는 가만히 서로의 온기를 느꼈다.


그때였다. 아이가 갑자기 내 손가락을 꽉 쥐고, 아주 작게 입꼬리를 올렸다.

아이의 눈은 여전히 멀리 어딘가를 보고 있었지만, 그 미소는 분명 나에게 향한 것이었다.

내 손바닥 아래로 전해진 그 미약한 힘은 내가 그동안 갈망하던 무엇이었다.


나는 숨이 막히는 기쁨을 느꼈다. 눈물이 흘렀지만, 이번에는 부끄럽지 않았다.

나는 아이의 손을 더 꽉 잡고 속삭였다. “그래, 괜찮아. 엄마가 여기 있어.” 말은 짧았지만, 우리의 숨결은 오래 이어졌다.


그 작은 미소는 그저 우연의 산물일 수도 있다. 어떤 전문가는 그것을 ‘안정 반응’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에게 그 순간은 기적이었다.

그 기적은 크거나 화려하지 않았지만, 뚜렷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의 증거였다.


그날 저녁, 나는 노트를 꺼내 그 장면을 자세히 적었다.

손의 각도, 아이의 숨결, 고래상어 인형의 위치, 그리고 아이의 작은 미소.

이 기록은 앞으로 우리 여정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나는 그 이정표를 가슴에 새기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우리는 우리의 속도로 언제나 함께 할 거야.


그 말은 다짐이자 약속이었다. 창밖으로 어스름한 빛이 내려앉고, 집 안은 따뜻한 숨소리로 가득 찼다.

나는 한쪽 눈으로 보이는 흐릿한 모양들 속에서도, 분명하게 빛나는 무언가를 느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미래의 한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