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susu essay vol.2

왼손잡이

by oksusu


태어났을 때부터 나는 왼손잡이였을까? 왼손잡이, 오른손잡이는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돌잡이를 할 때 물건을 집은 손인 걸까?


불필요하지만 왼손잡이인 나는 늘 궁금했다.

그래서 찾아본 결과 유전적요소일수도 있으며 아이의 선호도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초등학생 때는 할머니집에 가기가 싫었다. 다 같이 모여 밥을 먹을 때면 작은삼촌은 늘 나에게 오른손사용을 강요하셨다. 하지만 삼촌의 노력은 나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나는 할머니집에서 밥 먹을 때만 오른손을 사용했고 집에서는 다시 왼손을 사용했다.


시간이 지나자 어른들의 인식은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왼손오른손사용에 제한을 두지는 않는 듯하다. 하지만 아직 시중의 물건들은 모두 오른손을 위해 존재하는 느낌이다.


예를 들면 '가위'이다.

현재는 왼손잡이 또는 양손잡이용 가위가 나오긴 하지만 종종 이쁘고 기능이 좋아 보이는 가위는 오른손잡이용이 많다.

그러면 그냥 오른손잡이용 사면되잖아라고 말하는 사람이 꽤 있다.

신기하게도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용 가위를 사용하면 절단이 되지 않고 헛도는 기분이다. 그래서 봉지를 자를 때는 반은 자르고 반은 그냥 뜯어내는 경우가 허다했다.

아직도 가위는 나에게 너무 어렵다.


두 번째 예로는 '컵'이다. 아니 정확히는 라테아트를 담은 컵.

평소 따듯한 라테를 즐겨마시는 편인데 늘 아쉬운 점이 있다. 바리스타분들이 정성스레 만들어준 하트모양의 라테아트가 모두 오른손잡이 기준이다.

이게 뭐 별거인가 싶겠지만, 마지막까지 하트를 남기고 싶은 그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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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가 며칠 전 갔던 카페는 직원분께서 처음부터 왼손으로 마실 수 있게끔 잔을 놔주셨다.

카페로고마저 왼손기준이었다.

괜히 마음이 몽골몽골 해진달까.

의도하신 건 아니겠지만 왼손잡이를 위한 컵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사장님이 왼손잡이신가?를 시작해 많은 추측을 했다.

항상 엇나간 방향으로 물건들을 대하던중 드디어 맞는 물건을 찾은 기분: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