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힘
엄마는 이사를 앞두고 돌침대와 돌소파를 사고 싶어 했다. 동네 백화점에서 쉽게 사자는 나의 제안과 달리, 엄마는 유튜브에서 본 인천 검단의 한 돌침대 매장을 고집하셨다. 대중교통으로 두 시간이나 걸리는 먼 곳이었지만 엄마의 뜻을 꺾을 수는 없었다.
나는 솔직히 가기 싫었다. 내 일이 아닌 것 같았고 복잡한 환승 과정을 생각하니 막막했다. 남편에게 차로 운전해서 갈 수 있냐고 물었지만 감기 핑계를 댔다. 나는 어엄마에게 가지 못할 핑계를 대며 포기하시길 바랐다. 그렇게 나는 '귀찮음'이라는 생각에 갇혀 행동하지 못하고 있었다. 머릿속으로는 '직접 가서 보고 사는 게 좋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번거로롭고 귀찮았다.
하지만 엄마는 편할대로 하라면서도 어떻게 6백만원이 넘는 물건을 안보고 사냐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아니라고 하였다. 결국 남동생 내외와 합세해 다 같이 인천으로 향했다. 매장에 도착해서 보니 어머니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튜브 영상에서 보던 사장님은 전문가처럼 보였고 제품의 품질도 신뢰가 갔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2층 침대 매장에 올라가자 어머니는 선택을 망설였다.
"엄마, 디자인은 어떤 게 좋아?"
"내가 뭘 알겠니. 너희가 좋은 건 내가 다 좋단다."
"그럼 돌은 어떤 게 나아?"
"네 삼촌이 돌은 작은 게 낫다고 하더라."
"돌 색깔은 어떤 게 좋아?"
"이 노란색이 예쁜 것 같은데?"
직원이 "이 돌은 전시된 돌 밖에 없어요"라고 하자, 어머니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직원이 다시
"그럼 좀 작게 들어간 이 침대는 어떠세요? 아니면 이렇게 소나무로 하셔도 되고요."
"아, 나는 소나무는 보다는 편백이 좋다."
"엄마, 돌은 조각돌보다 크게 들어간 판이 낫지 않아? 붙인 돌은 그 사이 때가 끼잖아."
"엄마, 소나무가 더 아담하고 좋은 것 같은데?"
"엄마, 이 초록색 돌은 어때?"
"그건 싫다."
도저히 선택을 할 수 없었다. 직원은 상의하고 말씀해 달라며 1층으로 내려갔다. 어머니는 한숨을 쉬며 "나는 모르겠다. 너희들이 선택하는 걸로 할게"라고 말했다. 옆에서 동생은 "엄마 마음에 안 들면 다른 데 가봐도 된다"고 했다. 올케는 "지금 여기서 어디를 다시 가요. 여기서 결정해야 해요"라며 동생의 배를 꾹지르며 엄마에게 들리지 않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결국 한참의 토론 끝에 침대와 소파 디자인을 맞추고 돌은 동생의 의견대로 통으로 된 초록돌(그린 청옥)을 골랐다. 돌판은 기존보다 큰 와이드로, 보료는 원목으로, 조절기는 전자파가 나오지 않는 Q마크 인증 제품으로 선택했다. 막상 결정을 하고 보니 사려고 했던 것과 돌 종류만 달랐을 뿐 디자인과 나무종류는 같았다. 엄마는 돌침대와 침대는 세트로 나무는 편백 통나무를 하고 싶다고 줄 곳 말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엄마는 "내가 그렇게 고집이 세냐?" 물었다. 나는 "고집이 센 것 맞아. 그런데 그 덕분에 엄마가 원하는 걸 잘 살 수 있었던 것 같아"라고 말했다.
이 일로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번거롭다', '힘들다'는 생각에 갇혀 행동하지 않았다면 어머니는 인터넷 사진만 보고 제품을 구매하고 실망했을 수도 있었다. 아니 엄마보다는 내가 더 실말을 했을 것 같다. 내가 사려고 했던 돌은 '홍맥반석'이었다. 기본돌로 인터넷 상으로는 노랗게 보였다. 하지만 직접 와서 보니 인디안 핑크색의 분홍빛이 돌았다. 공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이었다. 마음에 안 들었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거나,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한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실패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은 우리를 제자리에 멈춰 서게 만든다. 하지만 일단 발을 내딛고 행동으로 옮기면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도 만나고 때론 실수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목표를 이루든, 다른 길을 찾든, 후회는 줄일 수 있다.
어머니의 굳은 고집이 결국 좋은 선택을 이끌어냈듯 우리에게도 이런 '고집'이 필요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남들은 무모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밀고 나가는 힘 말이다. 그런 용기가 있다면 우리의 삶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