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며 하루를 여는 시간

하지만 아직은 함께 쓰자고 말하지 못한다.

by 청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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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며 하루를 여는 시간


나는 사무실에서 글을 쓴다. 직원들은 일한다. 문득 생각한다. 바빠하는 이들을 보면서 ‘이들이에게 책을 읽고 글을 쓰라는 건 무리겠지’라고

자이언트 북 컨설팅 대표 이은대 작가는 막노동을 하면서도 글을 썼다고 했다. 새벽에 일어나 글을 쓰고 막노동 현장을 갔고, 집에 돌아가 잠을 줄여가며 글을 썼다고 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절실하니까 했다는 생각든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든다.


나는 사무실에서 글을 쓴다. 아침이나 한가할 때 글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여유가 있으니 글을 쓰는 것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글을 쓰는 일이 좋은 줄 알면서도 동료들에게 글을 써보라고 말하기가 망설여진다. 하지만 바쁠수록 내 미래를 위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2008년부터 전화중국어를 시작했다. 주 5일, 하루 10분, 중국인 선생님과 통화하며 공부했다. 당시 큰애는 8살, 작은 애는 3살이었다. 퇴근시간인 오후 6시에 중국인 선생님이 나에게 전화를 했다. 나는 10분간 중국어 수업을 듣고 집으로 갔다. 아이들이 점점 자라며서 수업시간도 점점 앞당겨졌다. 아침 8시 40분, 아침 7시 50분 지금은 아침 7시 45분에 시작한다. 사무실로 출근하는 시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2008년 전화중국어를 하게 된 계기는 구청에서 중국어를 잘하는 직원들을 뽑아 집중 교육을 해준다는 공고를 봤기 때문이다.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중어중문학과 출신이라 면접은 통과했다. 하지만 실력이 부족하다고 느껴 전화중국어를 시작한 것이다.

직장 일도 해야 하고, 집에 가면 아이도 봐야 했다. 솔직히 육아를 전담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의 도움이 컸다. 그래서 중국어 공부를 지금까지 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성공한 사람들은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라고 말한다. 나는 그 말을 완전히 믿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며 직장일을 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건 ‘급한 일’ 속에서도 ‘이것만은 한다’는 마음이다. 그럴려면 그 일을 하기 위한 시간을 내야 하고, 그 시간을 확보하려고 고민해야 한다.

글 공부를 하면서 글 쓰는 시간을 확보하려고 애썼다. 처음에는 욕심을 내서 새벽 5시에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래서 6시로 바꾸고, 지금은 6시 30분에 일어난다. 사무실로 나와 글을 쓴다.


근무시간전 ‘이건 꼭 하자’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10년 뒤에도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다. 중국어 공부도 그렇다. 잘하려고 한 게 아니다. 그냥 그런 생활을 하는 내가 좋았다. 아침에 중국어하고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뭘 할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일을 하는 사람 말이다.


나는 글을 쓰며 하루를 여는 시간이 좋다. 하지만 아직 직원들에게 글을 쓰라고 권하지는 못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글을 쓴다는 건, 어쩌면 나만의 여유를 드러내는 일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나 역시 바쁜 와중에도 꾸준히 무언가를 해왔다. 직장일 열심히 해서 승진하는 일도 중요하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끼는 시간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 잘 할 수 있다.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확신은 환경이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그 환경 속에서도 무언가를 이어가는 내가 만들어주는 것이다.

누구를 만나도 “나는 지금 이걸 하고 있어요”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잘 되었든 못되었든 상관없다. ‘말할 수 있고 고민하고 있는 나’로 사는 것이 괜찮은 사람으로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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