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 메일을 보내며

흔들림 끝에 다시 글로 서다

by 청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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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편의 초고를 세 번의 퇴고 끝에 마쳤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드디어 출판사 투고를 시작했다.

투고란 내 글을 세상에 내보내며, 누군가의 손에 닿기를 기다리는 일이다.

이은대 작가가 보내준 양식에 맞춰 소개글을 여러 번 고쳐 썼고, 어제 아침에는 20곳의 출판사에 메일을 보냈다.

오전 내내 메일이 도착했다.

“보내주신 원고 잘 검토하겠습니다.”

“출근 후 읽어보고 회신드리겠습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마음이 따뜻해졌다.

보내고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답장을 받은 순간에는 가슴이 뛰었다.

‘혹시 내 글이 괜찮은 걸까.’ 그 말 한 줄이 마치 합격 통보처럼 느껴졌다.

오후가 되자 또 다른 메일이 왔다. 유페이퍼에서였다. 얼마 전 전자책 실습 과정에서 『AI는 편집자, 나는 작가다』라는 책을 올렸었다. 분량은 28매, 가격은 3천 원. 판매 신청 후 일주일 만에 받은 회신은 짧았다. '가격이 비쌉니다. 책값을 내리십시오.' 메일을 읽는 순간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그 말이 단순히 가격만의 문제일까, 내용이 형편없다는 뜻같았다. 아침의 들뜸이 순식간에 식었다. 거절된 원고를 보면서 유페이퍼 등록 방법에 컵쳐 사진을 추가했다. 가격도 2000원으로 내렸다.

그날 저녁, 오랜만에 조용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았다. 좋은 말을 들으면 자신감이 생기고, 나쁜 말을 들으면 마음이 상한다. 그 사이에서 나는 얼마나 쉽게 기분이 오르내리는지를 알게 되었다. 칭찬에 기분이 좋아지지만 자칫 나를 자만하게 만들고, 지적과 비판은 기분이 나쁘지만 나를 겸손하게 만든다. 그 둘 사이에서 무엇이 더 나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결국 나를 조금이라도 성장시킨 것은 불편했지만 곱씹게 만든 거절의 말이었다. 이제는 누군가의 말에 덜 흔들리고 싶다. 칭찬을 들어도 들뜨지 않고, 지적을 들어도 움츠러들지 않고, 그저 나의 글을 다시 읽어보고 다음 문장을 떠올리는 일에 마음을 두고 싶다.

감정에 흔들리지 말라는 말은 남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내가 한 일을 스스로 돌아보라는 뜻일 것이다.

오늘 들은 말이 어떤 것이든, 그 안에서 나를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만드는 한 줄을 찾는 일.

그게 아마 성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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