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를 지키는 것도 일하는 것이다
사무실에 나와서 나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것도 일하는 것이다.
옆팀에 전화벨이 울린다. 팀장 한 명에 팀원이 세 명이다. 그런데 오늘, 한 명은 휴가이고 한 명은 출장을 갔다. 잠시 팀장이 자리를 비운사이에 전화가 온다. 남아있는 직원이 울리는전화를 받는다. 다른 자리 직원의 전화기가 울린다. 우리팀 직원들이 전화를 당겨 받아주기도 했다. 나는 그러지 않았다. 내일 3차 퇴고 마감인 원고 수정을 하느라 옆팀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총괄팀의 팀장이 와서 그 팀 팀장자리에서 울리는 전화를 받아주었다.
나는 나의 자리를 지키며 원고를 수정했다. 내 앞에서 울리는 전화는 받았다. 민원인의 민원을 해결해 주었다. 전화문의는 대부분 체납이 얼마인지와 가상계좌를 문자로 보내달라는 문의였다. 민원을 해결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 전화를 받고 민원을 해결하고 전화를 끊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우리팀 여직원이 누군가 정리보류를 많이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날 같았으면 내가 많이 할께 라던가, 내가 할 해줄 수 있어 라고 말을 했을 텐데, 나는 못들은 채 했다.
오후에는 올라오는 결재를 했다. 원고 수정하느라 결재가 밀려 직원들이 나에게 결재를 해달하고 요청했다. 그때서야 결재를 했다.
내가 해야할 일에 정신이 팔려 있으니 회사일에 관심이 줄어든다. 그래도 내가 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내 앞에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 수 있고 다른 직원이 대결하는 일은 없다. 다른 직원을 도와줄 수는 없어도 내 일은 내가 할 수 있다. 내가 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내 일을 하고 있는 것이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 아닐까.
하루 종일 회사에 나와 원고 수정을 하고 있느니 좀 찔리기도 하고 옆에 직원 팀 전화를 받아주지 않아 좀 야박했다는생각이 들었지만 오늘이 이렇게 내가 있다는 존재 만으로도 내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다른 사람이 바쁜 것 알면서도 내일만 하고 있다는 사람보면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 많이 했다. 오늘은 내가 인정머리 없는 사람람이 되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난 내일까지 원고를 출판사에 제출 해야하고 내 원고를 들여다 볼 수록 오타가 발견되니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