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별 노트 만들기
오늘은 내년 나의 글쓰기 계획을 세워보았다. 더 잘 쓰고 싶어서라기보다, 써 온 글을 제대로 쓰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다. 그동안은 쓰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쓴 것을 어떻게 남기고 활용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어제 집에서 문장노트, 사례노트, 방법노트, 묘사 노트를 만들었다. 이 노트들은 모두 글을 쓸 때 바로 꺼내 쓰기 위한 도구다. 문장노트는 표현을, 사례노트는 이야기를, 방법노트는 구조를, 묘사노트는 장면을 돕는다.
책을 읽고 글을 써도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다. ‘북모리 앱’에 문장을 적고 느낌도 남겨 보았지만, 그때뿐이었다. 막상 필요할 때는 찾아 쓸 수 없었다. 지식은 보관이 아니라 활용을 위해 정리해야 한고 생각한다.
문장노트는 글을 쓸 때 사용할 수 있는 나만의 문장 창고다. 마음에 남는 문장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단어를 바꾸어 내 문장으로 다시 적는다. 글을 쓸 때 이 노트를 펼쳐 보면 표현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사례노트는 이야기의 힘을 키우기 위한 노트다. 책을 읽다 보면 관심이 가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사례들이 쌓이면 대화에서도 글에서도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방법노트는 자기계발서에서 만난 방법들을 따로 모아 정리하는 노트다. 첫째, 둘째, 셋째로 정리된 방법들을 모아 적고, 나름의 해석과 해결책을 덧붙여 보고 싶었다.
묘사 노트도 더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읽다가 인상적인 묘사가 나오면 그 문장을 따라 써보는 노트다.
새로 장만한 노트에 한 문장씩 적었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적는 일은 할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읽지 않는다. 기억에도 남지 않고, 활용도 되지 않는다. 결국 쓰는 것과 쓰이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활용하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나는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아침마다 일찍 출근해 글 한 편을 쓴다. 혼자서 하면 오래 가지 않을 것 같아 가족 단톡방에 “엄마가 매일 글을 써서 올릴게.”라고 말했다. 내 글을 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글을 계속 쓰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날짜와 번호도 달았다. 하루라도 빠지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생겼다.
그럼에도 주말은 여전히 어렵다. 나는 글도 고정된 장소가 있어야 쓸 수 있는 사람이다. 사무실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키보드를 두드리면 어떻게든 쓴다. 하지만 주말에는 시간이 많아도 자리에 앉아 글을 쓰기 어렵다. 그래서 지금은 주중에만 글을 쓰기로 했다. 그 방식이 나에게는 가장 현실적이다.
오늘은 네이버 쪽에서 ‘리포트’를 만들어 주었다. 그동안 쓴 글을 정리해 카드 뉴스 형식으로 보여주었다. 그걸 보며 생각했다. 2025년을 그냥 흘려보낸 것은 아니구나. 아직 완성도 높은 글은 아니지만, 매일 쓰는 리듬은 분명히 생겼다.
이제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어를 모르면 사전을 찾는다. 글을 쓸 때도 바로 찾아볼 수 있는 나만의 사전 같은 도구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노트를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
내년에는 노트를 채워보는 한 해를 살아보고 싶다. 글쓰기 방법은 많지만, 한꺼번에 적용하면 오히려 흐트러진다. 각자 속도와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매일 쓰는 일도 쉽지 않았다. 이제는 내가 어떤 시간에, 어떤 장소에서 글을 쓰는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이 습관 위에 책을 읽고, 노트를 써보겠다.
모든 일을 한 번에 할 수는 없다. 천천히, 나의 상태에 맞게 하나씩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이 노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른다. 분류하고 정리하는 일은 매일 글을 쓰는 일보다 더 많은 노력이 들것이다. 그래도 하고 나면 지금보다 더 재미있고 신나게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이 글은 이렇게 해보겠다는 나 자신에게 하는 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