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 년, 대학생 때 호주 멜버른에 교환학생으로 갔을 때 처음 체스를 접했다.
처음 외국에 나가 본 터라 호기심도 많았고, 이것저것 새로운 것들을 다 해
보고 싶은 마음에 같이 교환학생으로 갔던 룸메이트 형과 체스 세트를 하나
샀다. 그런데 그때는 유튜브도 없었고, 인터넷조차 생소하던 시절이라 체스
규칙을 배우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체스를 가르쳐 줄 만한 현지 친구를 사귈
영어도, 배짱도 없던 터라, 룸메이트 형과 체스 세트 안에 있는 영어 설명서
하나에 의지해 둘이 게임을 했다. 그런데 서로 설명서 해석이 일치하지 않아
게임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캐슬이나 앙파상(En
Passant) 같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할 만한 영어 실력이 안 되었던 것 같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배움의 천국이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유튜브, 구글,
챗 GPT 에 물어 보면 친절히 알려 준다. 아들도 chesskids.com, chess.com,
lichess.org 등의 체스 웹사이트에서 비디오를 많이 보았다. 특히
chesskids.com 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애니메이션을 곁들여 설명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그렇다고 수준이 낮은 것도 아니다. 제법 고급
이론을 설명하는 비디오가 많아, 아들은 중급자가 될 때까지도 가끔
chesskids.com 비디오를 보았다. 물론 때로는 새로운 내용을 배우려는
것이라기보다는 하루를 마무리하며 쉬는 느낌 같기도 하다. 옛날 원시인들이
모닥불 앞에서 하루를 정리하던 것처럼.
본격적으로 체스를 공부하게 되면, chess.com 이나 lichess.org 등의
웹사이트에서 계정을 만들어 이용할 것을 권한다. 거기서 온라인으로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과 게임도 할 수 있고, 체스 이론을 설명하는 비디오도 시청할
수 있다. 특히 lichess.org 는 상업적 목적의 사이트가 아니라서 모든 것이
무료이니 마음껏 이용하기 바란다.
초급자일 때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게임을 많이 하고, 자기가 둔 게임을
한 수 한 수 분석하면서(chess.com 이나 lichess.org 에서 분석 가능) 왜
자신이랑 상대가 그렇게 두었는지, 서로 어떤 실수를 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좋았을지를 복습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실력을 쌓는 방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