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4
새 꿈을 꿨다
1m가 훌쩍 넘는 회색 깃털 새
내가 지은 새의 이름
0214
일어나자마자 가족 단톡방에 톡을 올렸다. 그러고 싶었다.
어제부터 정해놓은 오늘 나의 할 일. 자소서 쓰기, 피드백하기, 심리유형 검사하기. 세 가지 일의 공통점은 끝이 있는 일이라는 거. 그 지점이 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끝없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난 안녕을 잘하면서 안녕을 못하는 사람이고 싶다. 흐릿해지는 건 종종 두렵기 때문에.
빨래를 돌렸다. 빨래를 자주 한다고 하는데도 항상 넘친다. 빨래의 욕심인가 나의 나태인가?
세탁기가 돌아가는 박자에 맞춰 자소서를 썼다. 우당탕탕 자소서가 완성되었다. 자소서에서는 맡아본 적 있는 8천900원짜리 인공향도 났다. 탈수까지 끝마친 자소서는 일차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일단 말려보기로 하고, 저장을 눌렀다.
새를 떠올렸다. 어떤 의미로든 의미가 있어야 했다. 그 새를 안아줬어야 했나.
좀처럼 나눌 수 없는 것을 그 새가 보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