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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자를지 말 지 3일째 고민 중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보류 중이다.
시도가 있었다. 자주 가는 미용실을 예약하려 했는데, 원하는 디자이너의 예약 가능시간이 꽉 차있었다. 그 디자이너는 적당하게 말을 걸고, 내가 알기 쉽게 가격을 설명한다. 미용실에서 비싼 약을 섞는다 하면 상술이라고 생각하곤 했는데, 그가 비싼 약이 좋다고 하면 이유가 있겠거니 하게 된다. 그의 상술에 넘어가도 좋다고 느꼈을 때, 나는 그 디자이너를 찾게 됐다. 그런 그와 시간이 맞지 않았으므로 나는 서비스를 쉽게 포기해야 했다. 그 사이 상한 머리가 타고 올라가겠지만, 겨우 머릿결 상하는 일에 관심을 쏟고 싶지 않다. 보류가 길어지고 있다.
보류가 길어지는 이유는 나의 욕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을 써서 나태함에 도달하고 싶다.
어쩌면 중학생 때부터 가지고 있던 나의 욕망이다. 그러나 쉽지 않다. 시를 쓸까 산문을 쓸까 아직도 고민 중이고, 둘 다 써보고 잘 쓰는 거 쓰자! 결정하면 될 일을 시작도 않고 있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일엔 최선을 다하게 된다고 했다. 동의하나, 나의 최선이 글 쓰는 것임은 부정한다. 나는 작전을 짜는 중이다.
뭔가를 더 하고 싶다.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싶나?
나는 종종 이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