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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까마득하다.
이별을 한지 세 달이 지난 후에야 이별을 실감했다. 정말 끝이 났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나는 내 울음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엉엉 울었다. 사랑이 끝나자, 나는 울 수밖에 없었다. 숨을 고르는 일은 사치로 느껴졌다. 동생은 끝까지 듣고 있었다.
내일은 출근한다는 걸 간과하지 마.
기억이 까마득하다는 말을 지우고, 잠시 묻어두었다라고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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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은 것을 잃은 것 같았다. 마음이 아팠다.
3/11
나는 지금 두 개의 일을 하고 있다. 5시 30분에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꽉 채워 산다. 입사를 하자마자, 직장생활만으로는 내가 원하는 삶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최근 이사 갈 집을 알아보는데, 집 값을 보며 더 더 더 욕망에 집중하게 되었다. 이사를 가면, 일을 하나 더 할 것이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은 일을 하면 살아있는 것 같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바쁘게 생활해야 살아있음이 느껴진다. 고요함을 좋아하는 내가 정적을 어색해한다. 맴돌고 싶지 않다.
일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다 나에 대해 생각한다. 마음을 들여다본다. 그것은 남아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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