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지하철 독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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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움




지금의 직장에 출근한 지 두 달이 되었다. 집에서 직장까지 1시간 30분이 걸린다.

그중 지하철에 머무는 시간은 1시간. 왕복 2시간.


40분 남짓 되는 좋아하는 미스터리 유튜브를 보고, 같은 시간에 출근을 하는 동생과 카톡을 주고받다 보면 한 시간이라는 시간은 금방 가는 시간이었다.



그날 나는 미어캣 모드였다.


평소 지하철에 서서 가다 보면, 다음 역에서 누가 내릴까,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내리면 좋겠다. 하며 앞에 있는 사람의 동태를 살피곤 한다. 가방을 뒤로 메고 있는 사람, 보던 핸드폰을 중단하는 사람, 다음 역을 확인하는 사람. 그들이 내린다는 신호를 알아차리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내 앞에 앉은 아저씨는 책을 읽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아저씨의 신호가 반가운 신호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아. 안 내리겠구나.


아저씨는 책 속에 빠져있었다.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평소에도 지하철 한 칸에 한 명에서 두 명은 책을 읽고 있었다.

나도 책을 좋아하는데.



다음날 나는, 숙제 같은 책을 집어 들었다.

그날은 비가 오기로 예정되어 있었기에, 우산과 책이 가방을 차지했다. 무거웠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건, 생각보다 집중이 잘 됐다. 가끔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보다 낫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두 달이 된 지금, 나는 15권의 책을 읽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읽는 것 외에도 회사 점심시간, 퇴근 후 틈틈이 읽었다.


15권의 책 중 다수는 소설이다. 아무래도 경제 서적이나, 시사 책처럼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책 그리고 두꺼운 책은 읽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두 달 사이 젊은 작가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sf소설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출퇴근 지하철에서 독서를 하는 것은 삶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바쁜 출퇴근 시간 속, 나와 대화할 수록 해주는 독서.

오늘은 무슨 책을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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