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저는 뜻밖의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글쓰기였습니다.
“내가 무슨 글을 쓸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의심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한 줄, 두 줄 써 내려가다 보니, 그 안에 제가 살아온 흔적과 앞으로 살아갈 방향이 자연스레 담겨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저 자신을 다시 설계하는 도구가 된 것입니다.
일흔여섯 해를 살아오며 수많은 일을 겪었지만, 돌아보니 제대로 정리하거나 남겨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사업의 성공과 실패, 가족과의 추억, 신앙과 배움의 여정, 그 모든 것이 제 안에 깊이 새겨져 있었지만, 글로 남기지 않으면 결국 흐려지고 사라질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글쓰기는 그것을 다시 불러내고, 정리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며 저는 깨달았습니다. 말은 사라지지만 글은 남는다는 단순한 진리 말입니다. 말로 할 때는 순간의 울림으로 끝나지만, 글로 남기면 그것은 세월을 건너 또 다른 사람의 가슴에 닿을 수 있습니다. 글은 제 기억을 넘어, 독자의 삶 속에서 새로운 울림을 만들어냅니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처음 마주한 감정은 두려움이었습니다. 빈 화면을 바라볼 때, ‘내가 과연 제대로 쓸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이 엄습했습니다. 그러나 그 두려움을 넘어서자 글쓰기는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었습니다. 하루를 돌아보며 느낀 작은 깨달음도, 누군가와의 짧은 대화도, 글로 옮겨 적으면 그것은 제 삶의 설계도 속에 또 하나의 선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브런치북 연재를 통해 글쓰기를 공개적으로 나누기 시작했을 때, 저는 처음엔 낯설고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곧 깨달았습니다. 글은 나눌 때 더 커진다는 것을요. 제 이야기를 적었지만, 그것이 독자의 삶과 맞닿는 순간, 글은 더 이상 제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여정이 되었습니다.
폴 J. 마이어는 생전에 “당신이 기록하지 않은 목표는 단지 희망에 불과하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말을 글쓰기에 그대로 적용합니다. 목표뿐 아니라 삶의 배움과 경험 또한 기록될 때 비로소 힘을 갖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글쓰기는 막연한 희망을 설계도로 바꾸는 힘을 지녔습니다.
글쓰기는 저를 겸손하게 만들었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제가 얼마나 부족한지, 또 얼마나 배워야 하는지를 절실히 느낍니다. 동시에 글쓰기는 저를 단단하게 세워줍니다. 한 문장, 한 문단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가 될 때, 저는 제 삶이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그것은 은퇴 이후에도 꺼지지 않는 불씨와 같습니다.
또한 글쓰기는 제 삶을 치유하는 힘이 되었습니다. 쓰지 않았다면 그대로 묻혀버렸을 아픔과 상처들이, 글로 옮겨지는 순간 새로운 해석을 얻게 되었습니다.
“아, 그때의 실패도 나를 단련시키기 위한 설계도의 한 부분이었구나.”
이렇게 글쓰기는 과거의 그림자를 현재의 빛으로 바꾸는 통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저는 글쓰기를 통해 **‘나를 다시 설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습니다. 젊은 날의 설계도가 완벽하지 않았던 것처럼, 인생 후반전의 설계도도 여전히 고쳐지고 보강되어야 합니다. 글은 그 과정의 도구이자 동반자입니다.
이제 저는 글쓰기를 멈출 수 없습니다. 글을 쓰는 순간, 저는 제 자신을 다시 만납니다. 그리고 제 삶의 후반전이 여전히 새롭게 설계될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오늘도 저는 노트북을 열고, 빈 화면을 바라보며 첫 문장을 써 내려갑니다. 글쓰기는 더 이상 숙제가 아니라, 삶을 이어가는 숨결이 되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다시 설계하기 위해서.”
16화에서는 “유튜브, 후반전의 새로운 무대”를 다룹니다.
글쓰기가 나를 다시 세운다면, 유튜브는 은퇴 후반전의 설계도를 세상과 나누는 또 다른 무대가 됩니다.
✅ “글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나를 다시 설계하는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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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재는 브런치북 『토탈퍼슨-후반전의 길』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삶의 방향을 찾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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