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 우리가 몰랐던 교육정책 이야기 (2)

2 . 토지개혁이 가져온 교육기회 확대

by Clara Shin

우리나라는 사립학교의 비중이 유럽 국가들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초등학생의 10%, 중학생의 20%, 고등학생의 50%, 대학생의 80%가 사립학교와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이러한 높은 사립학교 비율은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에서 교육 전문가들로부터 한국 교육체제의 태생적인 약점으로 자주 지적된다. 그러나 동시에, 국가가 토지소유자의 사립교육기관을 설립을 유도하여 모든 학생에게 신속하게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이루어지고 있다.


제1공화국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는 1949년 단행된 토지개혁이다. 정부는 ‘유상몰수·유상분배’ 원칙을 결정하고 토지를 매수하여 개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토지소유자가 학교법인을 설립하고 학교를 세울 계획이 있는 경우에는 유상몰수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많은 지주층과 사회 지도층이 토지 몰수를 피하는 방법으로 사립학교를 설립하게 되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교육기회 확대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50달러 미만에 불과한 극도로 가난한 국가였지만, 초등 의무교육 실시를 추진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으로 사립학교 설립을 장려했으며, 그 결과 초등교육뿐만 아니라 이후 중등교육 기회 확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립학교 지원 정책이 초등 의무교육 달성과 중등교육 기회 확대에 기여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토지개혁 정책은 사립대학 설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인구비율은 당시 선진국 수준에까지 도달하였으며, 역설적으로 4.19 혁명을 주도한 대학생들을 배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경제 기반이 취약했던 당시 상황에서 고등교육 인구가 지나치게 많다는 여론이 높았고, 이는 제3공화국이 대학 정원을 강력하게 통제하는 논리로 활용되기도 했다.


최근 월드뱅크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저소득 국가의 교육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Public-Private Partnership 정책을 권장하고 있다. 이는 국가와 민간 부문이 협력하여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은 이미 80년 전부터 사립학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교육 기회를 확대해 온 국가라 할 수 있다. 물론, 시행 초기에는 국가의 행정력이 미흡했던 탓에 사립학교의 부정 운영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일부 문제는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완벽한 선택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차선책을 선택할 것인지는 국가와 개인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차선책을 통해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그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노력과 정책의 실효성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조화를 이룰 때, 교육정책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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