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대학교, 교육 기회의 지평을 넓힌 한국형 원격대학의 시작
한국방송통신대학교는 영국 오픈 유니버시티(OU)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국립 개방대학이자, 아시아에서는 가장 먼저 문을 연 원격대학이다. 국내법상 최초이자 유일한 국립 원격대학으로, 규모 면에서나 인지도 면에서 단연 압도적이며, 학비 또한 저렴해 현재 약 9만 6천 명의 학생들이 학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 시작은 1972년, 서울대학교 부설 2년제 초급대학으로 ‘한국방송통신대학’이 설립되면서였다. 이후 1982년, 서울대학교에서 분리되어 5년제 국립대학으로 독립하며 ‘한국방송통신대학교’로 거듭났다. 당시 한국은 대학 충원률이 7%에 불과할 정도로 대학교육의 문턱이 높았다. 방송통신대학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일과 학업을 병행하려는 학생들에게 대안이자 기회의 장이 되었다.
특히 1981년, 신군부가 졸업정원제를 도입하며 방송통신대학의 위상은 더욱 높아졌다. 졸업정원제는 입학은 정원의 130%까지 허용하되, 유급과 낙제를 통해 졸업은 정원의 100%로 제한하는 제도였다. 이에 따라 낙제자들이 학사 학위를 계속 취득할 수 있는 대안적 통로로 방송통신대학이 확대 개편되었다. 그리하여 5년제 학사과정의 독립 대학으로 제도화된 것이다.
방송통신대학교는 대부분의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출석수업을 병행하는 점에서, 다른 나라의 원격대학들과 차별화된다. 또한 한국은 중등교육 단계에서도 원격교육제도를 빠르게 도입했다. 1968년 교육법 개정을 통해 방송통신중학교 및 고등학교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고, 1974년에는 공립학교의 주말 시설을 활용해 근로청소년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공립학교 교사들은 방송통신고등학교 교사로도 활동하며 학생들의 배움을 지원했다.
이처럼 방송통신대학과 방송통신고 제도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었다. 한국은 이 제도를 통해 초등교육의 보편화에 이어 중등, 고등, 그리고 대학까지 교육 기회의 문을 단계적으로 넓혀왔고, 이는 교육을 통한 사회적 이동성과 평등을 실현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지금은 평생교육차원에서 새로운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학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어려운 재정여건 하에서도 세계적으로도 이른 시기에 이러한 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한국 정부의 노력과 집행력에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