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 우리가 몰랐던 교육정책이야기(18)

대학정원의 획기적 증가 : 대학보편교육의 시작

by Clara Shin

1995년 5.31 교육개혁의 조치들 중 가장 먼저 변화를 가져온 부분은 고등교육 부분이다. 정부는 대학의 자율성을 확대해 주기 위한 규제완화정책을 추진하였고, 대표적인 정책이 대학설립준칙주의와 대입정원자율화이다. 대학설립준칙주의는 이론적으로 대학설립의 기준을 충족하면 대학설립을 승인하는 정책으로 이 정책을 통해 많은 대학이 설립되고 대학의 정원이 늘어났으며, 우리나라는 1997년 취학률 50% 이상 수준인 고등교육보편화 단계로 단숨에 진입하게 된다.

한국인의 대학입학에 대한 열망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박정희 정부까지 우리나라의 고등교육취학률은 8% 이하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당시만 해도 대학을 나온 사람들의 취업률이 낮고 산업발전 수준이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렀던 상황에서 정권중반까지도 대학정원을 오히려 줄이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러나 수출산업의 호조에 따라 대졸인력이 필요하게 되고 고등학교 졸업자들이 급증하면서 대학경쟁률이 급격이 높아졌고 정부는 정원을 점진적으로 늘린다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다.

대학정원이 크게 늘어난 것을 신군부의 7.30 교육조치에 따른 졸업정원제 실시에 따른 것임을 앞 글에서 논의한 바 있다. 과도한 대입경쟁률을 완화하기 위해 입학 시에 정원보다 30% 이상 선발하여 졸업 시에 초과인원을 낙제시키도록 한 졸업정원제 실시에 따라 우리나라 고등교육은 엘리트 교육에서 15% 이상 대중교육단계로 전환한다. 이후 취학률은 35%까지 올라가게 되었고 노태우정권시절 이공계 및 전문대 인력 필요에 따른 전문대설립 완화조치로 거의 50% 수준에 이르는 정도까지 증가하였다.

대학정원에 대해 정부가 강력하게 규제하는 동안 대졸자와 고졸자와의 임금격차 및 사회적 인식 등의 원인으로 대학을 가야 한다는 사회의 요구는 높아졌고, 이러한 수요에 근거하여 대학설립준칙주의가 도입되면서 다수의 소규모 사립대학들이 설립되었다. 당시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을 통해 소규모대학 설립에 대한 기준이 낮아진 것도 원인이었다. 준칙주의를 주장한 전문가들은 변화하는 산업과 국제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강소대학이 유리하다는 주장도 하였다.


그러나 이 정책은 3년이 지나지 않아 고등교육인구의 과잉으로 인한 사회의 비효율성을 가져오고 대학설립자율화가 교육의 질을 담보하지 못하는 소규모 대학 설립만을 남발한다는 지적에 따라 다시 대학설립심사를 엄격하게 하고 대학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당초 대학설립준칙주의를 도입할 당시, 대학교육에도 시장과 경쟁의 원리를 도입하여 스스로 혁신하는 대학은 소비자로부터 선택받게 하고 그렇지 않은 대학의 경우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도태되는 시스템을 지향하였으나, 대학퇴출을 위한 까다로운 법적절차는 대학폐쇌르 어려운 난제로 남게 되었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학의 경우 폐쇄 시 모든 재산이 정부에 귀속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조항으로 인해 학교가 정상운영되지 않더라도 학교법인을 폐쇄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 폐쇄를 촉진하기 위해 특별조항을 마련하는 법률개정안이 논의 중이나 아직까지 이견으로 개정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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