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 세계가 놀라는 교육정책이야기(24)

유아교육의 시작과 한국 유아교육의 현황

by Clara Shin

한국의 유아교육은 법적으로 의무교육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실질적으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없이 높은 참여율을 보이는 국가다. 2022년 기준, 만 3~5세 아동의 유아교육기관 취원율은 93.7%로, 이는 OECD 평균(87.3%)을 상회하며, 미국(66.6%), 영국(95.0%), 프랑스(100%)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OECD, Education at a Glance 2023). 이러한 높은 참여율은 국가의 적극적인 정책적 개입과 국민의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이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유아교육의 참여율은 지난 수십 년간 빠르게 상승해 왔다. 1980년대 초반, 전체 유아 중 유치원 등 교육기관에 다니는 아동은 약 17%에 불과했다. 이후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이다가 2000년대 초반 50%를 돌파했고, 특히 2012년 정부가 누리과정 도입과 함께 무상보육, 유아학비 지원을 본격화하면서 90%대를 넘어서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유아교육 참여율이 이처럼 단기간에 두 배 이상 증가한 사례는 국제적으로도 드물다.


한국 유아교육의 질 또한 국제사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OECD가 발표한 2018년 ‘Starting Strong’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유아교사의 자격기준과 교육과정의 일관성, 부모 지원체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2012년 도입된 ‘누리과정’은 교육과 보육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아동에게 공통의 교육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교육 형평성에 기여한 대표적 정책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여전히 기관 간 시설 격차나 교사 처우 등의 과제는 남아 있으며, 이러한 질적 향상을 위한 정책적 노력은 계속 필요하다.


유아기 교육은 단순한 보육의 차원을 넘어서 개인의 장기적 삶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제임스 해크먼(Heckman, 2006)의 연구에 따르면, 유아기에 이루어지는 교육은 사회성, 인지력, 건강, 장기 소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특히 소득·교육격차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출처: Heckman, J. J. (2006). Skill formation and the economics of investing in disadvantaged children. Science, 312(5782), 1900–1902.


한국의 유아교육 정책은 1982년 「유아교육진흥법」 제정으로 본격화 되고 많은 유치원이 설립되었다. 이후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되면서 보육과 교육의 이원화가 제도화되었다. 유치원(교육부 소관)과 어린이집(보건복지부 소관)의 이원 체제는 2012년 ‘누리과정’을 통해 교육과정은 통합되었으나, 제도적·행정적 통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2년부터 주무부처를 교육부로 일원화하고, 교사 자격, 시설기준, 재정구조 등을 조정해 유아교육기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국공립 유치원의 확대도 주요 정책 과제 중 하나다. 교육부는 지역 간 균형 있는 공립유치원 설립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도시․택지개발지역 내 초등학교 정원 1/4 이상의 공립유치원 설립하도록 하였으나 2016년 개정을 통해 시․도교육감이 해당 취학권역 및 인근 취학권역에서의 유아교육기관*과 원아 수 추이 등을 고려하여 다르게 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현재는 도심지역 유치원의 90% 이상이 사립유치원이며, 정부 지원은 운영비 지원이 아닌 학부모에게 직접 유아학비를 지급하는 바우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 일명 ‘영어유치원’이 과도한 조기교육 문제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유아기는 창의성과 사회성이 급속히 발달하는 시기로, 과도한 학습보다 놀이 중심의 교육이 더 적절하다는 연구들이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국가는 유아교육을 보호·돌봄 중심으로 재구조화하고, 모든 아이가 평등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공공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유아교육은 빠른 성장 속도와 높은 참여율, 제도적 안정성 측면에서 국제사회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는 질적 수준 향상과 제도 통합, 사교육 억제와 같은 구조적 과제를 해결하며, 유아교육이 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고 국가 미래의 토대를 다지는 핵심 정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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