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 세계가 놀라는 교육정책이야기(26)

산학협력의 제도화와 발전: 한국의 사례와 국제 비교

by Clara Shin

오늘날 산학협력은 직업계고등학교, 전문대학, 대학교육 전반에 걸쳐 필수적인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교육기관과 산업계가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실질적인 프로그램과 제도를 함께 추진하게 되기까지는 수십 년간의 정책적 노력과 관계자들의 헌신이 있었다.


전통적으로 대학은 ‘학문의 상아탑’으로 여겨졌고, 산업계의 요구를 교육과정에 반영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 동안 논쟁과 비판이 따랐다. 그러나 정부는 산업 발전과 인재 양성을 연계하는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한국에서 산학협력의 제도적 출발은 1963년 「산업교육진흥법」의 제정으로 시작되었으며, 1968년 대통령 연두교서를 통해 산학협동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당시 실업계 학생들의 현장실습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산업 현장의 수요를 고려한 교육과정 개편이 추진되었다. 고등교육에서는 국립대 공대의 정원 확대를 통해 산업계 수요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비공학계열을 포함한 전반적인 대학 체제에서 산학협력은 여전히 미진한 수준이었다. 이에 정부는 1971년, 기업 수요 중심의 인재 양성과 연구를 위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설립하며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을 모색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2003년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을 기점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이 법은 대학에 산학협력단 설립을 의무화하고, 산학협력 교육과정, 산학협력 교수 임용, 연구성과의 기술이전 및 상업화, 학교기업 운영 등 산학협력 전반에 걸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2011년부터 시행된 ‘LINC(Leaders in INdustry-university Cooperation)’ 사업은 산학협력을 대학의 중심 운영방향으로 유도하며 대학 문화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연 2,000억 원 규모의 재정지원을 통해 대학은 산업계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 산업과 연계한 실질적 협력 모델을 구축해 왔다.


이러한 제도적 진전은 국제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비교적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늦게 인식한 아시아권 국가들—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는 한국의 사례를 매우 인상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한국이 어떻게 대학 내 산학협력 활동을 교육·연구·산업연계의 중심축으로 정착시켰는지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한국의 정책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한국의 산학협력 정책과 관련 제도들은 국제교육협력, 고등교육 ODA 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고등교육의 경쟁력과 정책 역량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국제적으로 살펴보면, 미국의 스탠퍼드대학은 실리콘밸리의 기술 창업과 혁신을 이끈 대표적인 산학협력 사례로 꼽힌다. 독일은 이원화 직업교육(듀얼시스템)을 통해 산업 현장과 연계된 고등직업교육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운영해 왔으며, 기업이 교육과정 설계부터 실습 운영까지 주도하는 모델을 정착시켰다. 영국 또한 ‘산업연계부서(Industrial Liaison Unit)’를 두고 대학과 산업 간의 정보교류와 협업을 정례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산업계가 비교적 늦게 발전한 구조 속에서 정부 주도의 산학협력 유도정책이 핵심적 역할을 했다. 특히 중소기업이 산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정부는 대학을 중심으로 한 협력 플랫폼을 조성하고 이를 제도화하며 산학협력 문화를 정착시켰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로 대학지원 권한과 재원을 이양하고, 지역 산업의 수요를 반영한 산학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산학협력은 지역 대학과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 그리고 학생들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산학협력은 제도화된 법적 기반, 정부의 전략적 투자, 대학의 문화 전환이라는 삼박자가 맞물려 이루어진 결과다. 또한 이는 고등교육이 산업과 기술 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실천적 교육모델로 진화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를 포함한 다수 국가들이 한국의 산학협력 정책을 주목하고 있는 것은, 교육과 산업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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