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과 공유를 통한 고등교육혁신 : COSS 사업과 에너지신산업 컨소시엄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산업구조가 급변함에 따라, 고등교육 역시 더 이상 기존의 전통적인 틀 안에서만 머물 수 없게 되었다. 특히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구조적 변화는 대학이 사회 수요에 대응하는 실무형 융합인재를 적극적으로 양성해야 할 책무를 지니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21년부터 첨단분야 혁신융합대학(COSS: Convergence and Open Sharing System) 사업을 추진하여 고등교육의 구조와 교육방식을 혁신하고자 하였다.
COSS 사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바이오헬스, 에너지신산업 등 18개 첨단 분야에서 융합형 고급 인재 10만 명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총 66개 대학이 18개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단순한 교육과정 개편을 넘어, 대학 간 협력, 학문 간 융합, 산학 연계, 지역 간 균형발전이라는 복합적 목표를 추구한다. 특히 기존 대학 구조에서 보기 어려웠던 학과 간·대학 간 공동 교육과정 개발, 비전공자에게 수업 개방, 수준별 학습 설계 등의 요소는 이 사업이 대학교육에서 실질적인 혁신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 혁신의 구조: 협업과 개방, 유연성과 융합
COSS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교육의 개방성과 융합성이다. 각 컨소시엄은 다수 대학이 협력하여 교육과정을 공동 설계하고, 이를 참여 대학 학생들에게 전공에 관계없이 개방한다. 즉, 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학생도 에너지나 AI 관련 교육과정을 이수할 수 있으며, 각자의 수준(기초-중급-고급)에 맞는 모듈을 선택하여 수강할 수 있는 맞춤형 학습 경로가 마련되어 있다.
또한, 모든 커리큘럼은 오프라인 수업과 함께 온라인 강의로도 제공되어, 소속 대학을 넘어 전국적으로 수강이 가능하다. 이 강의들은 K-MOOC 등 공공 플랫폼을 통해 일반 국민에게도 공유되며, 이는 향후 개발도상국 대학과의 교육협력에서도 큰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개발도상국 대학들은 첨단 분야에서 교육과정 개발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COSS에서 개발된 표준화된 모듈형 강의자료와 공동 교육 플랫폼은 이들에게 우수한 참고자료이자 협력 기반이 될 수 있다.
COSS 사업은 단순한 교육혁신을 넘어, 산업과 대학 간의 실질적 협력도 지향한다. 참여 대학들은 지역의 첨단기업들과 협력하여 현장 기반 프로젝트, 멘토링, 인턴십을 운영하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졸업 후 즉시 산업 현장에 투입 가능한 실무형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수도권 대학과 비수도권 대학,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이 수평적 관계로 협력하는 구조는 기존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COSS 사업의 혁신적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가 에너지신산업 컨소시엄이다. 고려대학교가 중심이 되어 서울대학교, 한양대학교, 부산대학교, 전북대학교, 강원대학교, 한국폴리텍 등 총 7개 대학이 참여한 이 컨소시엄은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교육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에너지 산업의 생산–저장–운송–관리–비즈니스모델 전반을 커버하는 모듈형 교육과정을 공동 개발하였으며, 이는 모든 학생에게 개방되어 전공에 관계없이 수강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부산대학교는 차세대 태양전지, 리튬이온·전고체 배터리 분야에 특화된 고급 연구실을 구축하고, 해당 실험실을 컨소시엄 소속 학생들에게 개방하여 대학 간 자원 공유의 모범이 되고 있다. 산업계 전문가들이 커리큘럼 개발에 참여하고, 정기적인 산업자문 회의와 인턴십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교육의 산업적 연계성도 크게 강화되었다.
COSS 사업은 첨단분야 교육에 집중하는 사업으로, 대학 구조의 경직성, 지역 간 격차, 산학 연계의 한계를 넘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협력을 지원함으로써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우수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 매우 혁신적인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COSS의 이러한 혁신적 모델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고, 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대학에게도 매우 실용적인 국제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 앞으로 한국의 고등교육이 이러한 공유 기반 혁신을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나간다면, 새롭게 대두되는 산업영역과 분야에 대해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여 세계 기술전쟁에서 선점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