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의 국제화, 볼로냐

고등교육 국제화의 기원을 찾아서

by Clara Shin

최근 대학 캠퍼스에서 외국인 학생과 교수를 마주하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앞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대학의 국제화는 과연 필요한가라는 물음이다. 외국인 학생들이 우리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지, 익숙하지 않은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깊이 있는 학문적 논의를 방해하지는 않는지에 대한 우려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국제화는 기대와 함께 불안도 동반한다.


하지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잠시 현재의 논쟁에서 벗어나, 대학이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학의 기원으로 흔히 언급되는 볼로냐 대학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고등교육의 국제화는 현대에 갑자기 등장한 정책적 유행이 아니라 대학 제도의 탄생과 거의 동시에 형성된 본질적 특성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늘날의 교환학생 제도, 유학생 정책, 국제공동학위는 주로 20세기 후반에 제도화되었지만, 그 사상적·역사적 뿌리는 중세 유럽의 대학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2~13세기 유럽에서 등장한 초기 대학은 본질적으로 국경을 전제로 하지 않는 공간이었다. 볼로냐 대학과 파리 대학은 특정 국가의 고등교육기관이라기보다, 라틴어라는 공용 학문 언어를 공유한 학문 공동체였다. 학생과 교수는 출신 지역과 무관하게 자유롭게 이동했으며, 학문적 권위는 국왕이나 교회가 아니라 지식 그 자체에 의해 정당화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국제 학문 이동성은 이미 중세 대학에서 그 원형을 갖추고 있었던 셈이다.


이후 근대 국민국가의 등장과 함께 대학은 한동안 국가 인력 양성의 핵심 기관으로 재편되었지만, 국제성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독일의 연구중심대학, 미국의 연구대학, 그리고 유럽의 학생 교류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대학은 시대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국경을 넘어왔다. 국제화는 대학의 예외적 선택이 아니라, 시대적 조건 속에서 반복적으로 재구성되어 온 정체성이었다.


이제 이 논의는 한국 사회로 돌아온다.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국가 전략이라면, 세계를 한국으로 끌어들이는 일 또한 중요한 과제다. 이는 단순히 외국인 학생 수를 늘리거나 일회적인 방문을 확대하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각국에서 앞으로 그 사회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가 한국의 대학에서 우리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는 경험은, 한국 사회에 중요한 학습 효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교류는 대학과 사회 전반의 개방성과 수용성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장차 각국에서 한국을 이해하고 신뢰하는 미래의 외교·경제적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대학은 이러한 장기적 교류와 신뢰 형성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제도적 공간이다.


이미 한국 문화는 국경을 넘어 세계의 젊은 세대와 감정과 상상력을 공유하고 있다. 이제 대학이 그 뒤를 이어야 한다. 첨단기술과 지식, 그리고 국제 공동체 의식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일은 한국 대학이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지속 가능한 방식이다.


대학의 국제화는 유행이 아니다. 그것은 대학이 본래부터 지니고 있던 모습을 현대적 조건 속에서 회복하는 과정이다. 열린 대학은 열린 사회를 만들고, 열린 사회는 더 넓은 세계 속에서 한국의 미래를 확장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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