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이 불고 굵은 비가 꽃잎들을 찢어대던 지난밤이 지나고 작은 새의 지저귐에 커튼을 열었더니 여름이 와 있었다. 맑디맑은 공기와 투명한 햇살. 밤새 더 선명해진 꽃들과 철 지난 외투를 여미게 했던 바람대신 땀이 송골송골 맺히게 하는 한낮까지, 완벽한 계절의 뜀뛰기가 일어났다. 겨울이었던 어제와 한여름 같은 오늘 사이 색색의 철쭉만 지금이 사월이라고 항변하듯 자기 색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다른 곳보다 커다란 놀이터는 바로 앞에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이 있어서 언제나 복작복작 아이들 웃음이 넘친다. 대부분 어린이집에서부터 초등학교까지 함께 거쳐온 아이들이라서 안심도 되고 커다란 하늘을 벗 삼아 조경도 예쁘게 되어 있어 힐링하기 좋은 곳이다. 집 근처에 그림책학교도 있고 그림 그리는 카페도 많아서 걸으면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것도 재밌다. 오늘은 새로 생긴 카페를 들러 푸른 녹음을 보며 커피를 마셨다.
독감을 앓고 있는 신랑 덕분에 집 주변을 산책하며 새로운 장소를 둘러보는 휴식 같은 일요일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