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머물 수 있게
by
이혜연
Apr 28. 2025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살갗을 찢듯 아픈 북풍과
모든 것들이 죽어버린 듯
꽁꽁 얼어붙은 날들 속에
따뜻한 마음 한 자락
심지에 박아두고
기어코 봄은 온다고
기도하는 날들 속을 지나
겨울이 지난 후엔
숨겨져 있던 씨앗이
한꺼번에 웃음처럼 터져
나무 끝에도
발밑에도
흩어지는 바람 중에도
향기가 머물 수 있는 봄이
걸음걸음마다 바람을 일으키며
당신의 생이 봄에 머물 수 있게
그렇게 살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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