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이 지고, 철쭉이 떨어지고, 아카시아향이 진해지고, 노란 송홧가루가 빗물에 쓸리는 날들이 지나 봄 끝자락 파란 하늘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침은 조금 싸늘하고 점심엔 여름이 되는 계절. 파스텔 꽃무더기가 봄을 열더니 진홍색 봄꽃이 만발하고 이제 진득한 유화느낌의 꽃들이 두터운 꽃잎들을 피워내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이 오기 전 푸른 하늘. 어느 골목길 귀퉁이, 작은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찰나의 순간을 즐겨본다. 다가올 일들에 대한 걱정도 놓아두고, 지나간 일들에 대한 후회도 접어두고 오늘,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아래 색색의 아름다운 꽃들이 피고 지고, 다시 피어나는 것들에 대해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