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

by 이혜연
봄 이야기

요즘 가장 설레고 기쁜 일 들 중에 하나는 작은 화단에 새 식구들을 들이는 일이다. 본격적으로 봄이 시작하자 비어있던 화분에 나비수국도 들이고, 제라늄도 들이고, 해바라기와 다른 꽃들을 빈 화분의 주인으로 앉혔다.


주황빛과 빨강이 섞인 장미는 네 송이 활짝 피어나 푸른 잎들 사이에서 자태를 뽐냈고, 수국은 몽글몽글 봄 스토리를 잔뜩 머금은 채 햇살 속에 서 있었다. 아직 어린 해바라기 묘목은 식집사의 시중을 정성껏 받는 중이고, 제라늄은 이쪽 꽃에서 저쪽 끝으로 쉼 없이 피어나고 있다. 지금 비가 내리고 햇살이 나면 하얀 나비 한 마리 날아와 그들의 이야기를 완성시켜 주겠지. 그리고 다시 닮은 듯 새로운 봄이 지고 나면 계절이 순환하고 낮과 밤이 맞물려 우리의 이야기도 숲처럼 깊어질 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생겼다가 지고, 다시 새로운 꽃이 피다 보면 어느새 숲을 키웠던 내 존재는 사라지고 아름다웠던 이야기를 기억하는 숲만 아이들에게 그늘을 만들며 남아있게 되리라는 것을 안다.


그러니 오늘도 열심히 물을 주고 사랑을 주며 봄의 새 식구들을 가꾸어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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