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좋은 날

by 이혜연
이렇게 좋은 날

살랑살랑 바람이 달아오른 피부를 식히고, 산들산들 흔들리는 머리카락 끝으로 엉클어진 생각들이 풀려나간다. 봄 끝에 이제 지독한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오늘, 이 푸르른 계절이 더욱 빛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어제까지 정신없이 일상을 보내다가 느긋한 아침과 나른한 오후를 즐기며 게으른 하루를 보내는 것이 새삼 즐겁다. 이렇게 좋은 날들이 생의 중간중간 찾아오는 것은 쉼 만큼 더 뜨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신이 안배하기 때문일까.


창 밖의 저 나무들처럼 하루씩 더 성장해가고 싶지만 나의 하루도 그들처럼 조금씩 자라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내 발 앞만 보고 한 발 더 내딛으며 다음을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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