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노래 -1209

by 이혜연
바람의 노래-1209

마구 쏟아내 버린 하늘이 위로하듯 건네는 바람이 땅을 노래하게 한다. 물오른 녹음이, 하얀 개망초가, 주홍빛 불 밝힌 능소화 꽃이 하늘거리며 춤을 추는 유월. 봄이 흘긋 미련을 남긴 채 뒤돌아 보고, 성급한 여름은 덜 달궈진 햇살에 군불을 지피느라 바쁘다. 계절과 계절 사이에 잉여된 날들을 스치며 바람이 분다.


한해의 한가운데서 어디로 추를 기울일지 가늠해 보려는 듯 닫힌 문들을 두드리며 계절이 지나간다. 한가한 오후의 바람 위에 누워, 잠시 쉬고 싶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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