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솥처럼 변해버린 집안에서 여름이 폭발하기 직전입니다. 욕조에 물을 채우고 앉아있어도 시원한 기운이 없습니다. 하루 종일 에어컨을 켜두자니 살갗이 따끔거리는 차가움에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전에 축구방과 후를 다녀온 둘째가 씩씩대며 하교를 했습니다. 같은 학년에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축구 방과 후 쉬는 시간 내내 귀에 대고 트림을 한다고 불편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얼마 전 놀이터에서 저희 첫째의 뺨을 때린 아이이기도 하고, 여러 다른 아이들의 뺨을 때려 혼나기도 여러 번 했다는 아이였습니다.
해가 뜨거워지는 만큼 몸속의 화도 끓어오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다가 오후에 보호자 할머니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장문으로 아이가 혹시 속이 안 좋은 거 아닌지 살펴달라. 그리고 트림은 남의 귀에 하는 게 아니라고 전해 달라는 내용을 최대한 정중하게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알겠습니다' 단 한 줄이 '띠롱'하며 날아왔습니다.
아이들 크면서 이런저런 일이 있을 거라는 건 당연히 생각한 일이었지만 한 아이로부터 계속되는 일들을 어느 선까지 부모가 관여해줘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이래저래 뜨겁고 힘든 여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