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혜연


아이들의 방학은 양육자인 부모에게는 또 다른 숙제입니다. 어떤 걸 채우고, 무엇을 비워내야 다음 단계로 훌쩍 뛰어오를 수 있을지 계획하고, 수정하며 행동합니다. 아직 저학년인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채워주고 싶었습니다.


아침부터 방학 특강으로 신청해 둔 클라이밍을 하고, 뮤지컬을 보기 위해 국립중앙박물관 옆에 있는 극립극장 <용>으로 향했습니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스터(케데헌) 열풍과 케이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야말로 국립극장 가는 곳은 기다란 주차 줄을 시작으로 폭염에도 불구하고 용처럼 구불구불 늘어선 입장줄에서부터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아이들 어릴 때부터 종종 오던 곳인데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행렬에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기념품 가게는 sold out이 곳곳에 보이고 푸드코트는 식사를 하기 위한 대기줄이 줄 틈이 없어 보였습니다. 아이들 방학 때마다 보여주던 뮤지컬도 다른 때와 확연히 다른 방책객 수의 증가로 축제처럼 북적였습니다. 일 년 사이의 변화가 놀라울 뿐입니다.


신랑이 월차를 쓰고 함께 움직여 준 덕분에 점심은 삼청동에서 먹고, 국립 현대 미술관 유아 체험관에 가서 갖가지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무료로 그림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해 준 덕분에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이들이 크면서 활동도 좋아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말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어져서 좋기도 하지만 하루 종일 종알종알 이야기를 하는 통에 귀에서 피가 날 지경이 되니 어쩔 수없이 홀로 고요히 앉아있는 시간이 내내 그리웠습니다. 한적한 계곡에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가볍지만 즐거운 그런 책 한 권으로 쉴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이 너무나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저 바다에 누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