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와 창가, 뒷마당마다 식물을 키우고 있습니다. 다육이, 소나무 분재, 나비란, 단풍나무, 수국 등 수종도 각양각색이고 생육을 위한 지침도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언제나 너무 마르지 않게 물을 공급하고 오늘만큼의 햇살이 필요한 데다 숙면을 위한 밤도 필요합니다. 어제와 같은 녹색, 그제 핀 꽃이라 식상하지 않으며 매일을 살아냄에 있어 지난 날 보다 현재를 소홀히 하지도 않습니다.
져버린 꽃에 의기소침해 자신의 잎들을 소홀해하지 않고 뜨거운 날들 속에서 허덕일 때도 그 안에서 노란 꽃잎을 펼치려 애쓰는 해바라기도 있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그렇게 날마다 애쓰며 오늘을 살아갑니다. 인간이라고 특별할 것 없으며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그 시작을 알아야만 생의 이유를 완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듯합니다. 그저 오늘 주어진 웃음만큼 맘껏 웃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겪게 되는 아픔 또한 간절히 원하는 행복만큼 우리 인생에 주어지는 하나의 감정일 뿐이라는 것을 때때로 느끼곤 합니다.
방학이 중반쯤 와있는 오늘은 아이들과 영등포구청 옆에 있는 곤충문화관에 다녀왔습니다. 블로그 글들을 여러 번 찾아보고 괜찮다 싶어서 방문했지만 규모도 너무 작고 곤충의 종류도 너무 단출했습니다. 만져볼 수 있는 애벌레나 곤충들은 몇 종류 없었고 나머지 곤충들은 대부분 죽은 것을 표본 시켜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잡아볼 수 있게 한 도둑게는 화가 잔뜩 나서 잡으려는 개구쟁이들의 손을 집게발로 물었지만 그걸 관리하고 주의주는 직원들도 없었습니다. 블로그에서는 도마뱀이나 뱀을 만져보고 걸어보는 체험이 가능하다고 해서 여쭤봤더니 업체가 바뀌어서 이제 체험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만 전해 들었습니다. 그런 시설을 구청에서 어른과 아이들 모두 동일하게 5천 원이란 입장료를 받는다는 게 과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디서든 재미를 찾아내는데 선수입니다. 어른인 제 눈엔 허접하기 그지없는 시설이었지만 만져볼 수 있는 사슴벌레와 애벌레들에게 말을 걸고, 서로 누가 더 큰 벌레를 잡는지 내기하는 등 스스로의 즐거움을 생산하며 오늘치 웃음을 맘껏 맛보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사슴벌레 만들기, 공룡모형 만들기까지 알차게 한 후 또 하루를 완성해 냈습니다. 덕분에 늙은 어미의 하루는 오늘도 피곤에 절어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왔지만, 8월도 5일이나 지났으니 곧 여름방학도 끝이 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