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바라기

by 이혜연
주말 바라기

끝이 없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요일은 계절처럼 순환한다. 차가운 겨울 같은 월요일은 몸도 마음도 찌뿌듯하다. 심봉사가 공양미 삼백석에 눈을 뜨듯, 그렇게 강력한 카페인이 없다면 도저히 철창보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릴 수가 없다. 오전 시간이 유독 길게 늘어져 시계를 자꾸 봐도 십 분이 채 지나가지 않는다. 그나마 점심시간이 되면 하루의 반을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이 들기도 한다.


초봄처럼 꽃샘추위가 있는 화요일, 환하게 벚꽃이 만발한 수요일, 뜨뜻미지근한 바람에 숨 막히는 초여름 같은 목요일, 불타오르는 금요일이 지나야 만날 수 있는 맑은 하늘 같은 주말은 아직 한참이나 남았다. 이제 막 한고비 넘었는데 언제 주말이 온단말인가 하는 한탄만 나온다.


아무 할 일 없는 날들이어도 그 비어있음이 좋은 게 주말이다. 다행히 별일 없이 한 주의 하루를 무사히 넘겼으니 이제 풍차 돌리듯 오늘을 반복하다 보면 향기로운 주말이 코앞으로 다가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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