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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Dec 01. 2022

오늘

결국 모든 것들에 하나의 질문

오늘

수많은 가지도

결국 

뿌리는 하나다


새털 같은 

많은 날들 중에도

결국

물음은 하나다


너는, 오늘

무엇을 하였느냐



2월에 그림을 그리면서 불확실한 것들 속에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해가면서 징검다리를 만들며 길을 만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전공도 안 하고 육아로 아예 그림과 담을 쌓은 채 10년이 지나온 시점에서

하루하루 그림을 그린 것만으로 개인전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도전했고 20여 일간의 준비기간을 통해 내 그림을 선보였을 때

인스타나 브런치를 통해 나를 아는 사람들이 아닌 내 그림을 처음 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기도 했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하나의 지표로 삼아 나를 수정하거나 보강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스스로 뭔가를 기획해서 앞으로 나아가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어제가 첫날이었고 반응은 거의 폭발적이었다. 

대다수의 분들이 수업 중간에 카페에서 커피 한잔 하러 왔다가 내 그림을 보셨고 

궁금해하시고 소통하길 원하셨다. 

오늘은 아침에 젊은 여자분이 함스부르크 600년 전을 보고 오셨다며 

거기에 정물화 그림을 너무 좋아했는데 오늘 내 그림을 보고 

그만큼의 경지를 봤다고 하셔서 90도 인사를 드렸다. 


또 어떤 분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재밌어하는데 당신이 알고 있는 

갤러리 관장님과 연결시키고 싶다며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시기도 하셨다. 

오후에 어떤 노신사분은 부인이 개인전만 50회 이상 하신 유명한 화가분의 남편분인데 부인 그림보다 보기 좋다고 초짜 도전자를 놀리셨다.^^

한 분은 시까지 좋다며 시를 읽으니 그림이 더 잘 보인다고 하셔서 기분이 좋았다. 

오후에는 같이 수업받는 분이 6층에서 흥미로운 그림전시를 한다고 

꼭 가보라고 해서 왔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개인전을 하니 좋은 점은 처음 만난 사람들과도 그림을 통해 금방 공통점을 찾게 되고 공감대를 형성하며 서로에게 더 빨리, 그리고 깊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의 인생사를 함께 이야기하며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직 부족하지만 어쩌면 무모하리만치 대담하게 개인전을 한 나의 무식함에 감사한다.

 

오늘 인스타에서 늘 응원해주신 까치 다이어리님, 무상무아님, 왕십리에서 카페 하시는 바름님 그리고 대학 동기들의 선물까지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부족하지만 더 꾸준히 나아가 보겠다는 말씀을 덧붙이며 

감사인사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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