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새한의 얼음장 같은 날씨가 한창이고 바람은 여전히 칼날처럼 선득한 기나긴 밤, 움츠려진 어깨가 여전히 뻐근한데 마음 한편 삐쭉 봄이 돋아났다. 출근길에 꽃집에서 본 목련 때문일까? 따스한 날들은 한참이나 멀었는데 나무 목련의 봉긋한 꽃이 화사하게 백자에 꽂혀있는 걸 본 후부터 괜스레 앞서가는 기분을 따라 마음도 바빠졌나 보다. 그것도 아니라면 다시 시작하게 될 일들에 대한 기대에 부산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엊그제 온 눈이 녹지 않았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길 중간중간 얼음으로 미끄러울 때가 많은데도 여민 가슴 한편으로 봄바람이 불어오는 건 내일에 대한 설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다음날이 기다려지는 나이라는 게 좋다. 빈 둥지 증후군으로 허한 공간에 버려진 낡아버린 오십 년을 곱씹으며 하루를 허투루 보내버리는 일상이 아니라 열심히 페달을 밟으며 한 발 한발 나아가고 있는 오늘을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