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력으로 원하는 속도만큼 달릴 수도 있고, 주위의 풍경이 느리게 스쳐가는 것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바람이 없는 거리에서도 바퀴가 돌아가는 만큼 미풍이 일어나 몸을 쓴 만큼 달콤한 청량감을 즐길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자전거를 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제 출근길에 핸들을 잡은 손가락 끝마디가 시린 정도를 넘어 얼얼하게 아프며 이러다 동상에 걸리는 건 아닐까 하는 지옥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출근길은 그야말로 완전무장을 했다.
목도리를 칭칭 감고 장갑 두 개를 겹쳐서 꼈다. 그런데도 손끝이 아려 주머니에 손을 집어 넣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바람 한 점 들이치지 못하게 고치처럼 옷을 둥글게 말아 굴러가듯 걸어가는데도 언뜻언뜻 스치는 바람에 자상을 입은 듯 아픔을 느꼈다. 그렇게 종종걸음으로 상처 입기 쉬운 애벌레처럼 몸을 움츠리고 세상을 헤매다 아이들과 신랑이 있는 집에 도착했다. 가족만 아는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을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따스함이 더욱 감사하게 느껴지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