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한파

by 이혜연


오십이 넘으니 주위 친구들 모두 생활 한파를 느낀다고 한다. 아직 마음은 이십에 머무르고 있는데 시간이 데려다 놓은 중년이라는 나이는 다년간 다니던 직장에서 갑자기 퇴사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직 초등학생을 키우는 나와 달리 친구들은 대학생자녀를 두거나 20대 후반의 직장인 자녀를 두었음에도 갑작스러운 실직이 믿기지 않는다고 한다. 최근 한 친구가 다니는 요양병원이 폐업을 했고 삼십 년 넘게 한 병원에서 근무하던 친구는 원장님 나이가 70대가 되면서 불안하다고 한다.


가까이에서는 프로그래머인 신랑이 새로 들어가려는 프로젝트에서 나이가 많아서 취업이 어렵다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아직 마음이 젊은 우리 세대들은 더 일하고 싶고 아직 활발히 활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기회의 문이 닫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하기야 요즘은 모든 세대, 많은 직종군에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그야말로 경제한파가 제대로 온 것 같은 날들이기도 하다.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과 직장인들까지 모두 추운 계절이 빨리 지나가주길 기다리고 있다.


날로 맹위를 떨치는 북풍에 잔뜩 움츠리게 되는 요즘, 그만큼이나 찬바람이 부는 버거운 일상에도 따스한 바람이 불어와 싹을 내고 꽃을 피우는 봄이 오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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