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금요일까지 전시하는 송파여성문화회관 6층 갤러리는 카페와 대강당이 함께 있는 곳이다. 제법 큰 규모의 강당이라 여러 행사가 많은 관계로 언제나 카페에 손님도 많고 유동인구도 적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어느 영어유치원 졸업식이 있는지 오전에 행사준비하시는 분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걸 보고 바쁘겠구나 생각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풍선아트 하시는 업체분들이 갤러리 작품밑으로 빨간 융단을 깔기 시작했다. 순간 '이건 뭐지?' 하는 당혹감과 함께 '공간이 분리되지 않아서 인지하지 못했나?' 하는 당혹감에 카펫을 무단으로 깔고 있는 업체분에게 조용히 다가가 여긴 갤러리 공간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그게 어쨌다는 거냐'고 되물어왔다. 어이없어진 내가 여긴 공간대여비를 내고 지금 전시를 하는 공간이니 다른 곳에 설치하시라 했더니 영어유치원 원장님께 물어보라며 손짓을 했다. 너무 어이없었지만 원장님께도 여긴 전시공간이니 다른 곳에 설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몇 년 전에도 여기에다 설치를 했다며 그대로 진행하려고 했다. 어이없는데 때마침 갤러리 담당자분이 오셔서 여긴 전시공간이라 설치할 수없다고 하니 굿즈들을 진열해 놓은 테이블을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고 벽을 쓰시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건 옮길 수 없다고 했더니 다시 알아봐 달라며 행사하는 곳으로 들어가 버렸다. 할 수 없이 갤러리 담당자분이 다시 사무실로 알아보러 가신 사이 그림 밑으로 깔아놓은 빨강카펫을 치워달라고 했더니 담당자도 안 왔는데 왜 치워야 하냐며 막무가내로 버티는 상황까지 오니 단전에서부터 뜨거운 화가 치솟았다.
'어디서 이렇게 예의 없는 사람들이 왔지?' 하는 생각과 '이렇게까지 이기적일 수 있을까'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그렇게 치워달라는 말을 세 번째 무시할 때쯤 담당자분이 갤러리 공간을 대여하신 작가님 의견이 가장 중요하대서 당장 치워달라고 했더니 그제야 마지못해 치우는 해프닝이 있었다. 그리고 두 시간의 행사가 끝난 후 예의 그 영어유치원의 방문객 모두가 갤러리 공간을 자기들 공간인양 그림을 사이에 두고 사진을 찍고 누구의 사적인 전시공간인지 둘러볼 생각도 없이 떠들고 돌아다니며 물건을 만지며 다녔다. 무슨 대단한 사람들 인양 멀쩡히 한국에 있으면서 서로 영어를 쓰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처럼 시끌벅적한 뒤풀이까지 하고 가시는 모습을 보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진짜 그림이 걸려있는 전시관 한 복판에 이렇게 큰 장식물을 설치하려고 했다는 자체가 이해가 안 되는 업체와 유치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