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묘가 있는 곳은 앞에 저수지가 있고 뒤에는 백일홍 군락이 있는 햇살 맛집입니다. 엄마에게 드릴 꽃을 사고 동생이 휴대폰으로 찬양을 틀면 엄마와의 추억을 하나씩 꺼내는 것으로 엄마의 기일을 기념합니다.
봄햇살이 너무 뜨거웠던 탓에 그늘로 숨어들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점심을 먹고 산수유마을로 향했습니다. 잘 익은 햇살이 폭죽 터지듯 톡톡 노란 불꽃을 터트린 채 고요하게 앉은 산마을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다만 전국에서 한꺼번에 몰려든 상춘객 덕분에 거북이보다 느리게 마을로 진입해서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중간의 축제 장이 있어 아이들과 동생들에게 선물도 사주고 장터도 구경하며 알찬 하루를 보냈습니다.
밤에는 마당에 구덩이를 파고 캠프파이어를 했는데 동생이 모든 준비를 해준 덕분에 불멍도 즐기는 호사스러운 하루가 되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어도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집이 무사히 견뎌줘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더라도 오래오래 옛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켜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유년의 우리들의 봄을 함께 했던 동생이 있어 감사한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