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전화로 인사드렸기 때문에 바쁠 일은 없었지만 그전에 생각들을 정리해야 해서 전화통화가 끝난 후엔 무릎에 힘이 조금 풀렸습니다.
긴장을 안 한다고 생각했지만 저도 모르게 긴장을 했었나 보더라고요.
싹을 틔우고 잎을 내고 꽃을 피우는 모든 일들은 그것이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을 때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농부가 봄을 준비할 때는 아직 땅이 풀리지 않을 때부터 거름을 뿌려두고 땅을 한번 뒤엎는 작업을 합니다. 씨앗을 뿌릴 땅을 기름지게 하고 뒤집어엎어 부드럽게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아직 약한 씨앗들이 자신의 영역을 정해 하늘을 향해 힘차게 싹을 틔울 수 있으니까요.
아직 겨울이지만 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하나씩 하나씩 경험해보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감사합니다.
따스한 봄 햇살이 가지 끝에 다다르면 분명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