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혜연 Jan 12. 2023

당신과의 대화

당신과의 대화


귓가에서 들리는

당신의 아름다운 말은

종종 내게 와서

알 수 없는 기호가 된다


높낮이가 있는

암호처럼

읽을 수 없는

표지판처럼


당신의 말이 귓가에서 멀어져

저만치로 흩어져가는 건

우리 서로

다른 곳을 보기 때문일까

아니면

서로 다른 세계이기 때문일까


조금 더 너의 소리를 듣고

깊숙이 너의 눈을 바라보자

작은 떨림도 들을 수 있게


기울인 각도만큼

마음도 기울테니




나는 되도록 아이들에게 정답이라는 걸 말하지 않는다.

물론 질문에 아이가 답할 때도 '땡'이라거나 '틀렸어'라는 말을 삼간다.

엉뚱한 말을 해도 왜 그런 대답을 했는지 먼저 물어보려고 애쓴다.

아직 우리 아이는 다른 사람의 정의에 물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다.


대신 아이에게 나는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다.

아이에게 정답처럼 이야기하는 걸 최대한 지양하는 편이다.

내가 아는 지식이 전부인 양, 세상의 1 더하기 1일 2라는 말만 허용되는 것처럼

내 아이의 세상을 그 안에 가둬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에서다.

엄마의 정답은 낡은 길이다. 

물론 수많은 길들 중에 넓은 길임과 동시에 안전한 편에 속하는 길일 수는 있다.

하지만 아이의 길이 아닐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길도 그 아이가 걷기 싫다면 그건 지옥길이다.

그리고 결정권을 엄마에게 넘기면 그건 엄마도 아이도 고생길이다.

항상 자신의 생각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나는 요즘도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예전 일들을 반추해 보며 잘 못 했던 일들이나 오해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곰곰 생각해 보면 섣부르게 내 해석이 앞선 때였던 경우가 많았다. 

더 많이 들었다면, 좀 더 귀 기울였다면 어쩌면 나는 

지난 시간들의 실수를 조금은 줄이며 살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그 실수를 통해 다른 사람을 그렇게 아프게 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기다림에 대해 더 연습하고 있는 중이다. 


작가의 이전글 그 잔을 내가 마시리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